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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과학/공학/기술

이름:송성수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기타:서울대학교 무기재료공학과를 졸업한 뒤,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최근작
2026년 6월 <여성 과학자의 열정과 성취>

여성 과학자의 열정과 성취

'필자가 초등학교(당시는 국민학교)를 다니던 시절에는 남학생과 여학생이 말다툼하는 일이 종종 있었다. 그것이 어느덧 과학자 이야기로 번지면 남성 과학자의 명단은 술술 나왔지만, 여성 과학자의 경우에는 퀴리 부인(마리 퀴리)이 거의 유일했다. 간혹 나이팅게일이 등장하기도 했는데, “나이팅게일이 간호사지 무슨 과학자냐” 하는 반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니 나이팅게일은 훌륭한 간호사였을 뿐만 아니라 뛰어난 통계학자였다. 마리 퀴리와 나이팅게일 이외의 여성 과학자에는 누가 있을까? 마리 퀴리의 딸, 『침묵의 봄』의 저자, 침팬지의 어머니 등과 같은 힌트가 주어지면, 이렌 퀴리, 레이첼 카슨, 제인 구달이 생각날 것이다. 과학사에 일가견이 있으면, 샤틀레 부인, 에이다 러브레이스, 리제 마이트너, 바버라 매클린톡, 로잘린드 프랭클린 등을 떠올릴 수 있다. 필자가 자세히 탐구해 본 인물은 릴리언 길브레스와 도로시 호지킨이다. 프레더릭 테일러로 석사논문을 쓰다가 릴리언 길브레스를 만났고, 존 버널에 관심을 가지다가 도로시 호지킨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여기서 또 다른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역사상 여성 과학자들은 실제로 적었는가? 아니면 그녀들의 활동이 알려지지 않았을 뿐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둘 다’라고 할 수 있다. 여성 과학자의 수는 남성 과학자보다 실제로도 적었으며, 그나마 소수인 여성 과학자도 후세에 알려진 경우가 많지 않았다. 여성 과학자가 적었던 이유는 과학 활동에 참여할 기회가 제한되었기 때문이고, 그나마 잘 알려지지 않았던 것은 이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부족했던 탓이다. 이 책은 그동안 필자가 여성 과학자에 관해 공부한 내용을 나름대로 집대성한 것이다. 과학기술과 여성에 관한 학문적 논의를 간단히 살펴본 후 과학기술의 역사에서 족적을 남긴 34명의 생애와 업적을 고찰했다. 길게 논의한 인물이 17명이고 간략하게 다룬 인물도 17명이다. 처음에는 20명 정도를 예상했는데, 제법 많이 늘어났다. 더 많은 인물을 다루어 보겠다는 욕심도 가졌지만, ‘1717 프로젝트’에서 일단 멈추기로 했다. 책의 내용 중에는 독자분들이 몰랐던 사실도 있을 것이고,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던 부분도 있을 것이다.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 몰랐던 사실은 새로 알아 가면 되고, 간단하게 생각했던 부분은 확장하거나 심화하면 된다. 필자도 동일한 경험을 했다. “내가 그 인물이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라는 질문을 하면서 책을 읽어나가면 재미가 더 쏠쏠해질 것이다. 필자가 여성 과학자의 삶에 본격적인 관심을 가지게 된 시기는 20세기가 저물 무렵이었다. 1999년에 홍성욱 선배님(현재 서울대 대학원 과학학과 교수)의 주도로 『남성의 과학을 넘어서』라는 책이 발간되었는데, 책의 4부인 「14인의 여성 과학자들」을 홍성욱, 주일우(현재 이음출판 대표), 그리고 필자가 집필했다. 또한 2003년에는 이은경 선배님(현재 전북대 과학학과 교수)과 함께 『나는 과학자의 길을 갈 테야』라는 아동용 문고를 출간했다. 앞의 책은 절판되었지만, 뒤의 책은 꾸준히 팔리고 있다. 이후에 필자는 틈나는 대로 과학기술과 여성에 관한 문헌들을 수집하고 탐독했으며, 이를 토대로 여성 과학자를 소개하는 글도 몇 편 썼다. 2011년에는 『위대한 여성 과학자들』이라는 조그만 문고판을 출간하면서 마리 퀴리, 리제 마이트너, 이렌 퀴리, 바버라 매클린톡, 레이첼 카슨, 도로시 호지킨, 로잘린드 프랭클린을 다루었다. 이번에 내놓는 책은 이전에 살펴본 7명에 관한 논의를 대폭 보완하고 27명을 새롭게 추가한 성격을 띠고 있다. 책에서 ‘과학’은 자연과학에 국한되지 않으며 기술과 의료를 포함하는 넓은 의미로 사용했다. 책의 제목을 정하는 것은 늘 어려운 일이다. 차별과 고난, 열정과 도전, 성취와 업적 등등의 단어가 연상되었다. 차별과 고난을 강조하다 보면 끝이 없을 것 같고, 도전과 업적은 너무 진부한 냄새가 나는 것처럼 보였다. 결국 선택한 제목은 『여성 과학자의 열정과 성취』인데, 이 역시 밋밋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책을 보완하여 다시 발간할 기회가 생긴다면, 더욱 인상적인 제목을 궁리해 보겠다. 이 책은 3개의 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는 여성이 정규 교육을 받지 않고 독학으로 과학을 했던 시절, 제2부는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이 과학에 대한 고등교육을 받았던 시기에 해당한다. 제3부는 20세기에 태어나 과학의 지평을 확장한 여성 과학자들의 이모저모를 살펴보고 있다. 여성 과학자들의 생애와 성취를 과장하지 않으면서 보다 현실감 나는 글을 쓰려고 노력했다. 이 책을 통해 과학에 끼와 꿈이 있는 여학생들이 역할 모델(role model)을 찾을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겠다. 책을 준비하면서 필자도 이전에 몰랐던 사실을 많이 알게 되었다. ‘미타그레플러(미타그레플레르)’란 스웨덴의 남성 과학자를 세 번 만난 것도 진귀한 경험이었다. 그는 1884년에 소피아 코발렙스카야를 스톡홀름 대학의 수학 교수로 추천했다. 1903년에 앙리 베크렐과 피에르 퀴리가 노벨 물리학상 후보에 올랐을 때 피에르는 자신의 아내(마리 퀴리)도 추가해 달라는 편지를 미타그레플러에게 보냈다. 1924년에 미타그레플러는 헨리에타 리비트를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추천하고 싶다는 편지를 하버드 천문대에 보냈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미타그레플러는 여성의 기여가 간과되거나 잘못 인정되던 시대에 여성의 지적 노동을 옹호한 사람이었다. 원고를 쓰는 내내 들었던 의문은 여성 과학자의 형편이 나아졌는가 아니면 여전한가 라는 문제였다. 필자는 두 가지 측면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여성 과학자의 사회적 지위가 옛날보다 개선되었지만, 지금도 여성 과학자에 대한 차별은 존재하는 것이다. 두 가지 중에서 하나의 측면에만 주목하면 지나친 낙관주의나 비관주의로 흐를 수 있다. 필자는 현실 주의를 좋아한다. 당시의 현실적 맥락으로 돌아가 성차별이 이전에 비해 어느 정도 개선되었고 어떤 문제가 계속 남았는지, 해당 여성 과학자들은 성차별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면서 살았는지 등을 고려한 독서가 필요해 보인다. 이 책은 다양한 자료들을 탐색하고 소화해서 재구성한 성격을 띠고 있다. 참고문헌에 수록된 저자들과 역자들, 그리고 집단지성 위키피디아의 신세를 많이 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도 약간의 독창성이 있을 것으로 자부한다. 그것은 기존의 저술에서 과장되었다고 판단되는 부분이나 앞뒤가 들어맞지 않는 지점에 대한 의문에서 비롯되었다. 직접 인용한 문장과 특이한 사실에는 출처를 표시했고, 책에 수록된 그림들은 대부분 위키피디아와 위키미디어를 통해 구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끙끙대면서 책을 준비했지만, 그 과정은 즐겁고 유익했다. 녹록지 않은 여건에도 계속해서 출판을 맡아주는 자유아카데미의 관계자들께 감사드린다. 또한 복잡한 세상 속에서 오랜 벗이 되어주는 이윤주와 송영은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 한 청소년 캠프에서 마리 퀴리에 대해 강연할 때 함께 했던 추억이 떠오른다. 끝으로 과학을 희망하는, 하고 있는, 이미 졸업한 여성분들께 한마디 하고 싶다. 모두 파이팅입니다! 금정산 국립공원 기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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