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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박대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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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7월 <언어화를 위한 소설 사고>

모든 세계가 하나였다

그날 밤 에른스트의 말처럼 내가 원래 살던 세계가 아닌, 그날 데이트를 했던 허아름이란 존재가 완전히 사라진 멀티버스 세계를 뜻하는지도 모른다. 지금 이곳이 아닌 다른 곳, 내가 생각해본 적 없는 곳. 하나하나 따지고 들면 조금 변한 것 같기도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크게 변하지 않는 곳. 여기서 하나의 이야기가 끝이 날 것이다. 그리고 조만간 새로운 이야기가 태어날 것이다. - 「작가 후기를 겸해서」, 168쪽

부산 느와르 미스터리

“강한 의지가 운명을 끌어당긴다면, 어떤 일은, 그 강철 같은 의지의 힘만으로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몇 년 동안, 그리고 지금도 꾸준히 떠올리는 의문 중 하나는, 소설을 읽거나 씀으로써 내가 정말로 원하는 바는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최근 들어서 정리해본 대답들. 내가 소설을 읽고 쓰면서 진정으로 원하는 것들은 다음과 같다. 경이로운 감각. 시간이 멈춘 듯한 충격. 압도당하는 경험. 형용하기 어려운 감동. 세부적으론 다르지만 크게 보면 결국 다 같은 의미이다. 마이조 오타로는 자신의 소설 《ディスコ探偵水曜日(디스코 탐정 수요일)》에서 반복적으로 이렇게 말하고 있다. “강한 의지가 운명을 끌어당긴다면, 어떤 일은, 그 강철 같은 의지의 힘만으로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부산 느와르 미스터리》는 이 문장에 대한 내 나름의 응답으로 쓰인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이상한 나라의 소설가

이 소설의 초고는 약 10여 년 전, 현재 출간된 버전보다 150매쯤 많은 분량으로 완성하지 않았나 싶어요. 집 근처 프랜차이즈 커피숍에 정해진 시간에 가서 복층의 유리창 쪽 테이블에 앉아 아이패드 미니와 무선 키보드로 집필했던 것 같고요. 그 후, 어딘가에 투고하기엔 어정쩡한 분량이었음에도, 비정기적으로 원고를 살펴보며 깎아내고 덜어내는 식으로 수정을 거듭했어요. 그러는 와중에 이 소설을 왜 계속 붙들고 있을까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소설일까 비판적으로 자문하기도 했지만,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나 쓰쓰이 야스타카의 〈꿈의 기사카 분기점(夢の木坂分岐点)〉 등의 소설을 읽으며 제 나름의 답을 얻기도 했죠. 가치는 잘 모르겠지만 계속 붙들고 있어도 괜찮겠다. 그러는 한편 다양하게 궁리하며 에피소드별로 완전히 분해해서 다른 소설들과 붙여보기도 했는데 여의치 않았고, 결국엔 지금 보시는 것처럼 완성된 형태로 출간하게 됐어요.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이번에 원고를 수정하고 교정을 보면서 새삼 깨달은 사실은, 초고를 쓰던 당시에는 인식하지 못했으나 그 무렵 꽤 혼란하고 곤란한 시기를 보냈던 게 아닌가 하는 점이었어요. 소설 속 박대겸은 왜 저렇게 쫓고 쫓기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인가. 그렇게 살 수밖에 없는 것인가. 그러다가 문득 생각이 널뛰기를 해서, 그렇다면 혹시, 비슷하게 혼란하고 곤란한 시기를 보내는 분들이 이 소설을 읽는다면 조금이나마 힘을 얻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주제넘은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서사 전개가 그리 흔한 방식이 아니기에 어쩌면 제 바람에 머물지도 모르겠어요.

이상한 나라의 소설가 (불새 에디션)

이 소설의 초고는 약 10여 년 전, 현재 출간된 버전보다 150매쯤 많은 분량으로 완성하지 않았나 싶어요. 집 근처 프랜차이즈 커피숍에 정해진 시간에 가서 복층의 유리창 쪽 테이블에 앉아 아이패드 미니와 무선 키보드로 집필했던 것 같고요. 그 후, 어딘가에 투고하기엔 어정쩡한 분량이었음에도, 비정기적으로 원고를 살펴보며 깎아내고 덜어내는 식으로 수정을 거듭했어요. 그러는 와중에 이 소설을 왜 계속 붙들고 있을까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소설일까 비판적으로 자문하기도 했지만,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나 쓰쓰이 야스타카의 〈꿈의 기사카 분기점(夢の木坂分岐点)〉 등의 소설을 읽으며 제 나름의 답을 얻기도 했죠. 가치는 잘 모르겠지만 계속 붙들고 있어도 괜찮겠다. 그러는 한편 다양하게 궁리하며 에피소드별로 완전히 분해해서 다른 소설들과 붙여보기도 했는데 여의치 않았고, 결국엔 지금 보시는 것처럼 완성된 형태로 출간하게 됐어요.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이번에 원고를 수정하고 교정을 보면서 새삼 깨달은 사실은, 초고를 쓰던 당시에는 인식하지 못했으나 그 무렵 꽤 혼란하고 곤란한 시기를 보냈던 게 아닌가 하는 점이었어요. 소설 속 박대겸은 왜 저렇게 쫓고 쫓기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인가. 그렇게 살 수밖에 없는 것인가. 그러다가 문득 생각이 널뛰기를 해서, 그렇다면 혹시, 비슷하게 혼란하고 곤란한 시기를 보내는 분들이 이 소설을 읽는다면 조금이나마 힘을 얻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주제넘은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서사 전개가 그리 흔한 방식이 아니기에 어쩌면 제 바람에 머물지도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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