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말
이사 온 지 몇 달 지난 동네 죽천변 살구나무길 걸으며 냇물 들여다본다. 참 오래 함께 마주 보며 흐른 달, 별, 바람이 여기서도 보인다. 또한 저들도 나를 보는 듯한 전에 없던 느낌은 무엇일까?
도심의 중심, 조그만 이 개울에 붕어, 잉어도 사는 걸 봤다. 뜻밖이고 반갑다. 저 고귀한 생명에 큰 위안을 느낀다.
2025년 4월
이인해
연인을 만나도
함께 꽃을 보러 가지만
홀몸 외로워도 꽃 보며 견딘다.
꽃은 평범한 풀로 자라
신화처럼 꽃송이를 피워 내고
다시 저버린다.
새 또한 꽃 옆에서
한 생애를 살며 교감한다.
그 극적 생리가
미적 높이를 더욱 극대화한다.
꽃 사진 찍으러 높은 산
질척한 갯벌을 헤매는
정지원 작가 그의 작품에
어설픈 시조를 붙여 본다.
큰 낭패가 아니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