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기술과 장애’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 솔직하게 말한다. 내 강의는 여러분이 듣는 다른 수업들과는 정반대 방향으로 편향되어 있다고. 이 수업을 듣는 학생 중 다수는 보건의료, 공학, 과학 분야를 공부하고 있다. 인문학 교육자로서 내가 해야 할 일은, 학생들이 윤리적이고 사회에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자기 일을 해 나갈 수 있게 올바른 맥락과 이해를 갖추도록 돕는 것이다. 이런 분야의 전문직을 희망하는 사람 중 너무나 많은 이들이, 자신들과 함께해야 할 사람들을 깊이 이해하지도 않고, 그저 가서 설계하고 만들고 치료하고 ‘도우려고’ 한다. 우리 삶의 맥락을 이해하지도 않고 말이다.
수업 첫날, 나는 학생들에게 이런 메시지를 준다. 장애인이 ‘정상적으로’ 고쳐져야 한다거나, 장애를 극복하는 감동적인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한다거나, 시혜받을 자격이 있어야 한다는 따위의 사회적 압력을 전복하라. 장애인의 말과 행동과 생각에 관심을 기울이라. ‘중립’을 지키지 말라. 너무나 많은 것에 중립적인 의학의 관점이 장애인을 배제하고 감금하는 행위를 정당화해 왔고, 사회의 무분별한 중립적 태도가 장애인을 온전한 인간이 아닌 불쌍한 시혜의 대상으로 만든다. 중요한 쟁점과 문제를 규정하는 일에서, 한 걸음 성큼 장애인 편에 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