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그런 상상을 합니다. 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어떤 일을 할까, 하고요. 사람마다 돌아가고 싶은 시기도, 이유도 모두 다르겠지만 모두 나름의 절박함이 있을 겁니다. 현재가 완전히 바뀔 수도 있는데 과거로 가는 건, 상당한 각오가 필요할 테니깐요. 그렇기에 저는 어딘가에 있을지도 모를, 시간 여행자들이 가능한 한 해피엔딩을 맞이하길 바랍니다. 그들의 소원이 타인의 불행을 전제하지 않는다는 조건하에 말이죠.
그보다는 당장 힘든 일은 없는지 물어봐 주었다면 좋았을 텐데요. 하지만 그렇게 물어봐 준 어른은 없었습니다. 꿈이 뭐냐고 묻는 것에는 어떠한 책임도 뒤따르지 않지만, 힘든 일이 없냐고 묻는 것에는 책임이 따르기 때문이었겠지요.
장점과 단점은 칼로 무 자르듯이 썩둑 잘리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곳에서는 단점이 될 수 있는 성격이, 어떤 곳에서는 장점이 될 수도 있겠죠.
최애最愛. 가장 사랑하는 존재. 이 단어가 널리 쓰이게 된 건 10년여 정도 전인지라 신조어인가 싶지만 엄연히 표준국어대사전에도 등재되어 있는 단어랍니다. 시대를 막론하고 아끼는 대상을 향해 흘러넘치는 애정을 무어라 부를지 고민했던 거겠지요.
좋아하는 게 많은, 그 마음을 있는 힘껏 드러내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그들이 뿜어 내는 반짝반짝한 긍정의 에너지가 눈부십니다. 좋아하는 연예인이 읽은 책을 들추어 보고, 존경하는 감독의 영화 팸플릿을 소중하게 스크랩하고, 푹 빠진 캐릭터의 상품을 수집하며 쌓아 올린 행복은 힘든 일상을 버티게 해주는 힘이 되어주기도 하지요.
그러나 가끔, 최애가 마음을 힘들게 할 때도 있습니다. 좋아하는 마음이 클수록 최애의 작은 행동 하나에 더 쉽게 실망할 수도 있지요. 좋아한다는 건 애정과 동경, 망상과 집착이 뒤엉킨 감정이니깐요.
어떠한 최애를 가슴에 품든지 한 가지만 명심했으면 좋겠습니다. 휘청거리더라도 나를 중심에 두어야 한다는 겁니다. 좋아하는 감정이나 표출하는 방법, 그 모든 걸 타인이 아닌 내가 주체가 되어 판단해야 합니다. 기쁨과 슬픔, 실패까지 온전히 모두 씹어 삼켜 양분으로 삼을 수 있도록 말이지요.
특별한 사연이 없더라도 매일 사용하는 물건에는 그 사람의 일상이 스며든다고 생각합니다. 대단찮은 일상이 차곡차곡 쌓여 누군가를 연상시키는 물건이 되는 것이 오히려 대단하다고 할까요. 그래서인지 골동품점 안의 물건들을 살피다 보면 타인의 일기장을 엿보는 듯한 착각이 듭니다. 오래된 것에 끌리면 기이한 것 역시 사랑하게 되는 법인지라 기담 형식을 취하게 되었습니다. 동시에 이 글은 외로움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호랑골동품점》을 읽는 동안 여러분이 조금 덜 외로웠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