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행동을 설명하는 학문은 본의적으로 신학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가장 첫 번째 학문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그 중에 인식론에서 부각되는 과학적인 방법은 기술의 미흡한 수준으로 인해 가장 늦게 전성기를 누리다가 이제 그 상학의 수준을 분석하기에 이르렀다.
본 교과서는 내가 과학자로서의 기술을 익히고 전념할 때, 퇴계 이황의 글을 보고 나 자신의 공부에 대한 실천 행동과 성찰의 통찰 경험이 인간됨을 결정할 수 있다는 중요한 단서에서 시작할 수 있다.
지금은 그 중에 심리학의 영역에서 공부를 하고 있지만, 아직도 나의 함양과 체찰은 부족하다. 이에 심리학에서 설명하는 인간행동에 대한 내용을 모아서 다시 재구성하는 작업을 하던 중 아직 부족한 몇 가지 내용을 담았다.
본 교과서는 조금 진부한 내용이 없지는 않다. 하지만, 방법론적인 시각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소개하였고, 심리학자들 대부분이 잘못 번역된 몇 가지를 그대로 답습하는 내용을 수정해서 기술하였다. 아울러, 본 저서의 내용은 대표적으로 프로이트의 이론과 스키너의 이론을 시작해서 긍정심리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측면을 다루고 있으며, 이 내용을 보면서 오히려 내가 더 많은 공부가 되었다.
물론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조금씩 회화나무의 굽은 성향을 보이기도 하지만, 대부분 새로운 지식에 대한 검증과 통찰이라고 할 수 있다. 근래에 읽었던 하버마스의 현대성도 이러할 것이다. 하버마스 당시의 현대성은 ‘Modernity’였지만, 현시대에서는 다르게 이해해야 한다. 요즘에도 modernity를 현대성이라고 해석할까?
요즘은 당연히 ‘Post-‘가 붙어야 이해가 되는 것처럼 우리 세상은 시대 중심의 해석적 입장을 고려해야 한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내용의 예시나 설명이 특이하거나 낯설거나 잘못된 것처럼 보일 수 있는 내용들이 있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독자의 판단에 맡기고자 한다.
나는 강연할 때 항상 “삶의 목적은 없다”는 말을 한다. 우리는 어떤 목적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는 그 자체가 목적이라는 의미이다. 그래서 우리는 본래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고 싶어 하고, 나만의 행동을 하고자 하며, 결과적으로 나의 의미를 남기고자 노력한다.
그래서 우리 인간의 행동 근원은 나에게 질문하는 마음가짐에서 시작된다. 그렇게 내가 원하는 것을 스스로에게 질문한 경험을 생각해 보면 스스로 풍부하다고 자신할 수 있을까? 특히, 우리나라의 상황에서는 너무 자신에 대한 질문을 하지 않는 것 같다.
간혹 아주 어려운 아포리아에 봉착했을 때 비로소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경우가 많다. 그래도 최악은 아니다. 이러한 경험이 나의 성찰을 돕고, 나의 도식을 확장시키고, 나의 조망 능력을 키우고, 나의 삶의 의미 있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은 나의 한 가지 의미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이 글을 읽은 여러분들은 나의 의미를 그대로 수용하기보다 내가 모아 놓은 많은 정보의 조각을 활용하기를 기대한다. 절대적으로 책을 따르려 하지 않고, 내가 따르던 책을 이끌 수 있는 경지에 오르면 그것이 우리의 공부하는 목적이 아닐까 한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통해 단지 지식을 모았을 뿐인 것처럼 이 책을 읽는 여러분들은 이 책을 넘어서기를 당연히 기대하고 그렇게 당부하고 싶다. - 머리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