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림과 미래가, 강우가, 무연맨션 주민들이 나를 데리고 갔다. 쓰는 나조차도 과정을 몰랐던 이야기가 알아서 결말을 향해가는 속도를 따라가기 버거운 날도 있었지만, 함께 걸을 수 있어서 외롭지 않았다. 소설을 쓰는 동안은 늘 그랬다. 나는 재림처럼 운명을 믿지도 않고 미래 같은 방식으로 과학을 믿지도 않지만, 『신이 떠나도』는 마침표를 찍을 수 있는 운명으로 태어난 이야기였다는 걸 이제는 안다. 이 이야기의 운명이 나를 다음으로 갈 수 있게 밀어주고 있다. 아무것도 알 수 없고, 정해지지 않은 미래로.
이다음부터도 계속 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