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텃밭의 흙을 갈아엎고 있는 아내가 저만치 보였다. 봄이 오면 아내는 텃밭에 씨앗을 뿌리리라. 배추씨를 심은 흙에서 배추가 자라나고, 무씨를 심은 흙에서 무꽃의 노래가 공중에 뿜어 올라 가리라. 텃밭의 아내에게 한 걸음씩 다가서며 아내에게 따뜻한 사랑의 말 한마디를 건네고 싶었다.
평생의 동지이자 친구로서, 그리고 애인으로서 항상 함께 하는 아내가 지금 흙을 갈아엎고 있는 겨울 텃밭에 봄이 오면 나는 한 송이의 무꽃이라도 피우자고 마음을 다 잡았다.
추억과 현실을 넘나드는 회색빛 강가에서 젊은 한 청년이 구토를 하고 있었다. 고독하게 살아남은 목숨이 구차하고 전망없이 주어진 시간이 하염없이 심심한 그의 이름은 파토스이다. 충동에 몸을 맡긴 사람은 맹목과 망각을 최대로 누리면서 폭력을 짐승처럼 휘두른다.
꿈과 현실을 아우르는 희망의 강가에서 야트막한 흙집을 짓고 불혹의 한 남자와 눈이 맑은 한 여자가 어린 남매를 밝고 건강하게 양육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눈비와 바람을 막아내는 오막살이 그 집의 문패는 에토스이다. 노동의 기쁨과 죽음의 슬픔을 의식하고, 부끄러움 없이 행하던 성행위를 부끄럽게 느끼는 순강부터 인간은 마침내 짐승과 다르다.
한 영혼의 몸을 스치고 지나갔던 욕망의 시간에서 비극은 파토스의 잦은 도발과 에토스의 갑작스런 붕괴였다. 파토스가 에토스로 둔갑한 광야와 고샅길에 찧고 까불면서 범람한 안개는 수몰위기의 오막살이 흙집 한 채를 기억하지 못했다. 시간이 변했다는 풍문도 있었다.
모든 고결한 것은 드문 만큼 어렵다, 라고 가르친 스피노자의 통찰에 감사한다.
추억과 현실을 넘나드는 회색빛 강가에서 젊은 한 청년이 구토를 하고 있었다. 고독하게 살아남은 목숨이 구차하고 전망없이 주어진 시간이 하염없이 심심한 그의 이름은 파토스이다. 충동에 몸을 맡긴 사람은 맹목과 망각을 최대로 누리면서 폭력을 짐승처럼 휘두른다.
꿈과 현실을 아우르는 희망의 강가에서 야트막한 흙집을 짓고 불혹의 한 남자와 눈이 맑은 한 여자가 어린 남매를 밝고 건강하게 양육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눈비와 바람을 막아내는 오막살이 그 집의 문패는 에토스이다. 노동의 기쁨과 죽음의 슬픔을 의식하고, 부끄러움 없이 행하던 성행위를 부끄럽게 느끼는 순강부터 인간은 마침내 짐승과 다르다.
한 영혼의 몸을 스치고 지나갔던 욕망의 시간에서 비극은 파토스의 잦은 도발과 에토스의 갑작스런 붕괴였다. 파토스가 에토스로 둔갑한 광야와 고샅길에 찧고 까불면서 범람한 안개는 수몰위기의 오막살이 흙집 한 채를 기억하지 못했다. 시간이 변했다는 풍문도 있었다.
모든 고결한 것은 드문 만큼 어렵다, 라고 가르친 스피노자의 통찰에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