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과 함께 살아온 세월이 30년을 넘었다. 어쩌면 내 삶에서 가장 잘 한 선택이 수필과 함께 한 것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문학 곧 수필이 아니었다면 나는 어쩌면 지금의 나로 존재할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조실부모한 내게 어릴 적에는 외조부모님이 전부였다. 성장해서는 온갖 어려움을 감내하면서 나를 나로 버틸 수 있게 해 준 것이 문학이었다.
그러고 보면 초등학교 때부터 문학은 신의 보살핌처럼 늘 나와 함께 했다. 어느새 내 이름으로 수필집 시집 평론집 등 18권을 펴냈고 12권의 수필집에 세 권의 수필선집 그리고 평론집 두 권도 수필평론집이다. 그런데 이번에 내게 가슴이 뛰어 참기 어려울 만큼 흥분이 되는 일이 일어났다. 범우문고로 내 수필선집이 나온다는 것이다.
가난한 문학 지망생에겐 가장 훌륭한 교과서가 범우문고였다. 갖고 싶고 읽고 싶은 귀한 책이 한 권에 천원이내였다. 세상에 이런 횡재가 어디 있는가. 범우문고는 70년대의 내 문학 선생님이었다. 소설도 시도 수필도 범우문고면 되었다. 그런데 그 범우문고로 내 수필집이 나온다.
그동안 교과서에도 대입 수능문제집에도 대학 교재에도 내 수필들이 실렸고 권위 있는 좋은 상도 많이 받았다. 그러나 범우문고로 내 수필집이 나온다니 그 기쁨을 도저히 억제할 수가 없다.
30편의 수필을 골라내는 일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내게 무슨 대표작이 있겠는가. 하지만 1987년부터 30년 동안 공식적으로 문학지에 발표한 수필 중 비교적 내 향기가 날만한 작품으로 발표연도를 참작하여 뽑아봤다. 내놓을만한 좋은 작품이어서라기 보다는 애착이 조금 더 가는 작품들이다. 내용이 너무 서정적이어서 밋밋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게 내 향기요 내 맛이고 멋일 게다.
발표 연대순으로 실었으나 너무 시간차가 나는 것 같아 앞의 몇 편은 최근 7년 이내의 것들을 실었다. 내가 범우문고에 각별한 애정과 감사를 갖듯 문학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나의 문학 친구들에게도 이 수필들이 자신감을 주고 작은 용기와 격려라도 되었으면 싶다. 내게 이런 큰 기쁨을 주신 범우 윤형두 회장님과 범우사의 사랑을 결코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평생을 그래 왔지만 또 사랑의 큰 빚을 지고 만다. 영원히 갚을 수 없이 쌓여만 가는 이 사랑의 빚을 어찌 갚아야 할지 모르겠다. 이 수필들이 아주 작은 갚음이라도 되어주었으면 참 좋겠다.
- 2017년 가을 늘샘 - 이 책을 읽는 분에게
나는 글을 통해 슬픔을 다독이고, 기쁨을 나누며, 세상을 더 천천히 찬찬히 바라보는 연습을 해왔습니다. 그리고 글을 쓰는 자로서, 독자에게 위로와 사유의 공간을 내어드리는 것도 가장 큰 보람이라 생각했습니다. “얼마나 그리웠으면”이라는 이 한 문장은, 제 안의 오래된 슬픔이자 동시에 깊은 감사의 표현입니다. 읽는 분들의 삶 어딘가에도 이 문장이 닿기를, 그리고 이 수필들이 누군가의 잊고 지낸 마음 하나를 다시 꺼내보게 하는 작은 불씨가 되기를 바랍니다.
―「머리말 그리움이란 이름으로」 중에서
행복해지고 싶은 이 세상의 모든 분들에게~
사람들은 하나같이 행복을 원하고 추구합니다. 그러나 행복의 실체가 어떤 것인지도 모른 체 그저 행복이란 파랑새만 찾으려 합니다.
때로는 사막의 여행자처럼 오아시스를 찾기도 하고, 행운이란 네 잎 클로버를 찾아 수많은 클로버 밭을 뒤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행복은 이상하게도 찾으면 찾을수록,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더 멀어지고 숨어버리는 것만 같습니다.
많은 날들 동안 행복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행복이란 것은 쉽게 눈에 띄는 크고 거창한 것, 화려하고 반짝이는 것이 아닌가 봅니다. 오히려 너무 작고 하찮게, 너무 여리고 약하게, 너무 낮게 있어 잘 보이지도 않게 있으면서 정말 세미한 소리로 색깔로 느낌으로 말해왔습니다.
‘이게 행복이야. 이런 게 행복이라고!’
지금껏 살아온 모든 날들이 내겐 그저 은혜요 사랑이었습니다. 지나놓고 보니 그게 행복이었습니다. 넘치는 풍성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모자란 것, 조금은 아쉬운 것 속에 행복이 있었습니다. 행복은 현재이지 미래가 아니었습니다.
당신은 어떤 오아시스를 찾고 있습니까. 무엇에 관심이 있습니까. 진짜 소중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 하십니까.
마음을 열어 보십시오. 먼저 친구가 되어 보십시오. 당신만의 희망 나무를 심어 보십시오. 모든 걸 좋게 생각해 보고 좋게 기억하려 하며 생명의 소중함을 먼저 생각해 보십시오. 그럼 행복이 보일 것입니다. 행복이 사는 곳도 보일 것입니다. 아, 이거였구나 하고 깨달음도 올 것입니다. 눈도 맑아져 여직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일 것입니다.
무명 기저귀가 나부끼던 어머니의 나라도 보일 것이고, 계절이 바뀌는 하늘 가에서 지게에 가을을 한 짐 가득 지고 오시는 아버지의 웃음도 보일 것이고, 세상사 오고 가는 것들의 소중함과 아름다움도 보일 것입니다.
이웃이 가족이 자식들이, 내가 살고 있는 이 시대 나라 삶들이 얼마나 큰 선물이고 축복인지 보일 것입니다.
네 잎 클로버의 꽃말은 행운이지만 세 잎 클로버의 꽃말은 행복이랍니다. 지천으로 깔려있는 내 행복을 마구 밟으면서 우린 남의 것인 행운의 클로버만을 찾고 있진 않았던가요?
행복이 사는 곳, 여기 그곳으로 가는 길을 안내합니다. 당신이 가진 행복이 얼마나 큰 것인가를 알게 해 줄 것입니다. 행복지기가 되어 나와 여러분의 행복을 함께 나누고 싶음입니다. 행복이 사는 곳, 당신은 지금 그곳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