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을 망설이다, 다시 책을 내기로 하였습니다. 요즘 실정에 맞지 않는 내용도 있고 마음에 들지 않는 곳도 있지만, 이 또한 제 정신의 이력이고 그것 나름대로 의미가 있을 것이라 생각되었습니다.
총 72편 중에서 맘이 내키지 않는 13편은 빼고, 대신 새로 7편을 넣어 66편으로 다시 엮었습니다. 또, 초판과의 혼란을 피하기 위해 부득이 책 제목을 바꾸었습니다. 양해 바랍니다.
직장인들이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글을 쓰고 싶었습니다. 문학적으로 평가받는 글보다는 재미있으면서도 그 속에 무언가가 담겨져 있는 글을 쓰고 싶었습니다. ('책 머리에'에서)
『명작 시네마 산책』을 내면서
내가 영화에세이를 쓰게 된 것은 1992년 월간지 《행복이 가득한 집》에 영화에세이를 연재하기 시작하면서부터였다. 그 후에 삼국지 인물론과 콩트 등에 집중하면서 영화에세이를 한동안 쉬었다. 그러다가 2009년 1월부터 한국 전기기술인협회에서 발간하는 협회지 《전기기술인》에 영화에세이 연재를 시작했고, 6년간 연재한 영화에세이를 연대별로 6장으로 나누어 12편씩 72편을 첫 영화에세이집 『영화, 에세이를 만나다』(2015년)에 담았다.
이 영화에세이들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재미교포들을 위해 발행되는 주간신문인 《한미 일요뉴스》에 2015년 5월부터 2016년 11월까지 연재했고, 《밀양신문》에도 2015년 8월부터 2017년 8월까지 연재했다. 2016년 3월에는 EBS FM ‘음악이 흐르는 책방, 박원입니다’라는 프로에서 이 책에 실린 ‘원스 어폰 어 타임인 아메리카’와 ‘레옹’ 등을 진행자 박원이 낭송해 주기도 했다.
2016년 말 정년퇴직 후에는 보고 싶은 영화를 마음껏 볼 수 있는 영화 전문 카페에 가입하여 PC로 영화들을 보면서 매주 한 편씩 영화에세이를 썼다. 우리나라 영화 12편, 중국 등 아시아 영화 12편, 프랑스 등 유럽 영화 12편, 할리우드영화 24편, 흑백영화 12편 등 72편을 두 번째 영화에세이집 『명작영화 다이제스트』(2021년)에 담았다. 이 영화에세이들은 2024년 4월부터 《밀양신문》에 연재하고 있다.
4년 후, 우리나라 영화 15편, 중국 등 아시아 영화 15편, 프랑스 등 유럽 영화 14편, 할리우드영화 42편 등 86편을 세 번째 영화에세이집 『에세이 명화극장』(2025년)에 담았다. 영화에세이집 3권, 230편으로 이 작업을 마무리하려고 하였으나, 세 권 안에 들어가지 못한 좋은 영화들에 대한 아쉬운 마음과 미련이 계속 남아서 다시 영화에세이를 쓰지 않을 수 없었다.
이번에는 다양한 매체에서 선정한 ‘역대 영화 100선’ ‘역대 오스카상 수상작’ 등을 참조하여 3권의 영화에세이집에 빠진 좋은 영화들을 찾아서 썼다. 연대별로 6장으로 나누어 13편씩 78편을 네 번째 영화에세이집 『명작 시네마 산책』(2026년)에 담았다. 이로써 영화에세이집 4권, 308편으로 30여 년에 걸친 영화에세이 작업을 모두 마무리하고자 한다.
한 가지 밝히고 싶은 것은 나라마다 영화의 개봉 연도가 달라서 영화를 처음 개봉한 나라에서 개봉한 연도로 표기하였다는 점이다. 예컨대 나스타샤 킨스키가 나오는 영화 ‘파리, 텍사스’는 다음이나 네이버에서는 우리나라 개봉 연도인 1987년으로 표기되어 있지만, 구글에 표기된 대로 처음 개봉한 국가의 개봉 연도인 1984년으로 표기했다.
영화에세이집 네 권을 쓰면서 나이도 함께 먹었다. 초등학교 6학년인 손녀가 커서 후일 SNS에서 할아버지가 쓴 영화에세이를 만나게 되면 반가워하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힘을 내곤 했다. 졸고를 쾌히 책으로 엮어준 청어출판사의 이영철 대표님께 감사드린다.
2026년 어느 초여름날
신도림태영타운에서
세 번째 영화에세이집을 내면서
1988년 3월, 두 번째 직장인 사단법인 대한전기학회에 과장으로 입사하면서, 그해 11월부터 《월간 전기》라는 잡지에 매월 고정칼럼으로 에세이를 연재하기 시작했다. 특별한 주제 없이 그때그때 떠오르는 생각을 다듬어서 쓴 에세이를 연재하다가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콰이강의 다리> <겨울여자> 등 예전에 감명 깊게 보았던 영화들을 에세이로 써서 간간이 넣었는데 반응이 좋았다. 영화에세이에 대한 자신감을 갖는 계기가 되었다.
1991년에 수필가로 등단한 후, 1992년 가정주부들이 보는 월간지 《행복이 가득한 집》의 《비디오칼럼》 코너를 맡게 되었다. 그 당시 극장개봉 혹은 비디오 대여에서 인기가 많으면서 대중에게는 덜 알려진 영화를 에세이로 써서 게재했다. <천사탈주>(1989년), <퍼시픽 하이츠>(1990년), <적과의 동침>(1991년) 등이 그때 연재했던 영화들이다.
그 이후, 월간 《국세》 《전력기술인》 《한국통신》 등 여러 월간지에 에세이와 콩트, 삼국지 인물론 등을 고정칼럼으로 연재하게 되면서 영화에세이를 한동안 쉬었다. 그러다가 콩트 연재를 마무리한 월간 《전력기술인》에 2009년 1월호부터 본격적으로 영화에세이를 연재하였다. 이 잡지는 한국전력기술인협회에서 발간하는 협회지로, 월 발행 부수가 10만 부가 넘는데, 2014년에 《전기기술인》으로 제호를 변경하였다. 이곳에 6년간 연재한 영화에세이 72편을 연대별로 나눠서 2015년에 첫 영화에세이집 『영화, 에세이를 만나다』를 발간하였다.
이 영화에세이들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재미교포들을 위해 발행되는 주간신문인 《한미일요뉴스》에 2015년 5월부터 2016년 11월까지 연재되었고, 또 필자의 고향에서 순간(旬刊)으로 발행되는 《밀양신문》에도 2015년 8월부터 2017년 8월까지 연재되었다. 2016년 3월에는 EBS FM ‘음악이 흐르는 책방, 박원입니다’라는 프로에서 이 책에 실린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와 <레옹> 등이 진행자 박원의 음성으로 낭송되기도 했다.
2016년 말, 20년간 사무국장을 맡아 일하던 사단법인 전력전자학회에서 정년퇴직을 했다. 그러자, 시간이 많아서 보고 싶은 영화를 마음껏 볼 수 있는 영화전문 카페에 가입하였고, 첫 영화에세이집에서 빠진 좋은 영화들을 찾아서 PC로 보면서 매주 한 편씩 영화에세이를 썼다. 이때 쓴 영화에세이들은 그때그때 영화전문 카페, 문학 카페, 고향 카페 등에 올렸는데, 댓글이 수십 개씩 붙는 등 반응이 뜨거웠다.
이번에는 우리나라 영화 12편, 중국 등 아시아 영화 12편, 프랑스 등 유럽 영화 12편, 할리우드 영화 24편, 흑백영화 12편 등 총 72편을 써서 2021년에 두 번째 영화에세이집 『명작 영화 다이제스트』를 발간했다. 두 번째 영화에세이집에 실린 영화에세이들은 2024년 4월부터 《밀양신문》에 연재하고 있다.
그런데, 두 권의 영화에세이집에 들어가지 못한 좋은 영화들이 계속 뇌리에 남았다. 그래서 겨울마다 방콕하면서 그런 영화들을 찾아서 보고 또 영화에세이를 썼다. 이번에는 우리나라 영화 15편, 중국 등 아시아 영화 15편, 프랑스 등 유럽 영화 14편, 할리우드 영화 42편 등 총 86편을 써서 2025년에 세 번째 영화에세이집 『에세이 명화극장』을 발간하는 것이다. 세 권의 영화에세이집에 들어가지 못한 좋은 영화들에 대한 미련은 남아있지만, 여기서 30여 년에 걸친 내 영화에세이 작업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헤아려보니 총 230편의 영화에세이를 썼다. 대부분 오래된 영화라서 스포일러 걱정은 하지 않았다. 영화는 극장에서 본 것도 있지만, 대부분 유튜브 혹은 영화전문 카페에서 보거나, 아니면 유료로 구매하여 PC 화면으로 보았다. 가슴 벅찬 시간들이었다. 속이 시원해지는 카타르시스를 느낄 때도 있었지만, 찡한 감동으로 먹먹해지거나, 울컥하면서 눈물을 글썽이던 때가 얼마나 많았던가.
영화에서 참으로 많은 것을 얻었다. 내 인생의 지침도 영화에서 찾았으니 영화가 내 인생의 멘토였다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30대 후반에,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1989년)를 보면서 키팅 선생(로빈 윌리엄스 扮)이 하던 이 말을 금과옥조(金科玉條)처럼 가슴에 새기며 살아왔다.
자기 걸음을 걸어라.
나는 독특하다는 것을 믿어라.
누구나 몰려가는 줄에 설 필요는 없다.
자신만의 걸음으로 자기의 길을 가라.
바보 같은 사람들이 무어라 비웃든 간에.
영화에세이가 수필의 한 장르로 정착되기를 바라지만, 스포일러 시비도 그렇고 쉬운 문제는 아닌 것 같다. 그렇게 되지 않더라도 여한은 없다. 명작영화들이 사라지지 않는 한 이 영화에세이들도 없어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벤허>나 <닥터 지바고> <타이타닉> <기생충> 같은 불후의 명화들이 백 년이 지난다고, 오백 년이 지난다고 사라지겠는가.
영화는 꿈의 정원이고 추억의 이정표라고 생각한다. 젊은이들이 꿈을 설계하거나 나이 든 사람들이 추억을 되새겨보는데 이 영화에세이들이 조그만 도움이라도 되기를 바라면서, 졸고를 쾌히 책으로 엮어준 청어출판사의 이영철 대표님과 이설빈 편집장님께도 깊은 감사를 드린다.
2025년 어느 봄날
신도림태영타운에서
최 용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