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와 같다. 인간의 오욕칠정을 두루 담을 수 있을 만큼 쓰임새가 넓고 아름다운 그릇이 노래다. 오랜 옛날부터 지금까지 무수한 노래들이 만들어져왔고, 불려왔다. 그런데 요즘 사람들은 옛 노래들을 고전시가 혹은 전통시가로 통칭하며 ‘시문학’의 관점에서만 분석하고 연구하니, 노래의 본질은 오도될 가능성이 크다.
시는 시고, 노래는 노래다. 시에 음곡을 붙이면 노래가 되지만, '그냥 시'와 '노래로 불리는 시'는 엄연히 다르다. 까마득한 옛날의 노래들은 문학과 음악 혹은 무용이 함께 어우러진 '종합예술'의 한 부분이었다. 그 점을 인정해야 그 노래들을 즐기며 내뿜던 ‘신명’의 정체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 상태로부터 변이 · 생성된 것이 오늘의 노래며 시문학이다.
그러니 따분하게 책상머리에 들러붙어 글자 수와 운율이나 헤아린대서야 우리의 옛 노래에 대한 '제대로 된 대접'이라 할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