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사람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따뜻한 이야기”
우리말로 옮기는 동안 자연스레 지난 기억들을 떠올렸습니다. 아기가 태어나기를 기다리던 때로부터 잠든 갓난아이가 신기해서 침대 옆에 앉아 한참을 지켜보던 시간들, 아이와 함께 기뻐했고 또 상심했던 날들이 생생했습니다. 그런 날들에 이 책의 할머니가 보낸 편지를 받았다면 저도 아이도 얼마나 많은 공감과 위로를 받았을까 싶었지요. 그렇기에 이제는 출산과 육아에서 멀어진, 어느새 할머니에 가까워진 제게도 이 책이 준 울림이 적지 않았습니다.
제가 읽은 이 그림책은 사람이 사람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따뜻한 이야기가 아닐까 합니다. 오랜 시간을 살아본 사람이 앞으로 많은 날들을 살아갈 사람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응원이자 삶 자체에 대한 헌사라고 할까요.
한 생명을 새로 맞이한 부모들뿐 아니라, 아이에서 청소년이 된 사춘기 아이들, 자신감을 잃고 방황하는 모든 이들이 자신이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기쁨과 감동을 준다는 것을, 태어날 때부터 세상을 환히 밝혀온 존재라는 걸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