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준으로 브랜드를 선정하나요?"
매거진《B》를 시작한 이래 가장 많이 받은 질문입니다. 이 질문은 단순히 기준을 묻는 것이 아니라, 사실상 "좋은 브랜드란 무엇인가?" 혹은 "브랜드를 볼 때 무엇을 주목해야 하는가?"라는 근본적 궁금증이 담겨 있습니다.
저는 늘 꼭짓점이 4개인 사면체를 예로 들어 설명했습니다. 그건 실용성, 아름다움, 가격, 그리고 철학입니다. 실용적이고, 아름답고, 가격이 합리적이기까지 하다면 이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것입니다. 그러나 브랜드의 생각과 의식인 '철학'이 더해져야 비로소 브랜드가 됩니다. 사람들이 그 철학에 공감하면, 설령 실용성이 조금 떨어지거나 아름답지 않거나 심지어 가격이 비싸도 그 브랜드를 사랑하게 됩니다. 결국 브랜드를 볼 때 주목할 것은 '시대를 읽는 생각과 철학이 있는가'이며, 그 철학은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사람에게서 나옵니다.
여러 회사와 각종 분야, 다양한 프로젝트를 넘나들며 일을 하면서도, 늘 저의 중심을 잡아준 것은 ‘스스로 책임지고 결정하는 마음가짐’이었습니다. 디자인과 브랜드의 형태로 도출되는 결과물과 ‘감각이 좋은 사람’이라는 평판의 이면에는, 매번 잘하고 싶은 마음과 일에 전념하는 마음, 어려운 선택의 순간에 나답게 결정하고자 노력한 시간이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