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냐? 창조냐? 이 해묵은 논쟁은 인류 역사가 계속되는 한 멈추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인간은 호기심과 불안이라는 고유한 감정의 코드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지적 호기심은 진화론을 심화시킬 것이고, 인간의 내면에 공동처럼 자리한 불안은 구원의 밧줄을 놓으려 하지 않을 것이다.
단편적이고 얄팍한 지식으로 진화론 소설을 쓴답시고 꽤나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몇 년 전부터 지난날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책을 한 권 내야지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런저런 사정과 내 게으름 때문에 늘 미루기만 했다.
이번에 큰마음 먹고 10월 중순부터 준비하기 시작했다. 옛날에 써둔 원고 꾸러미를 열어 보니 손볼 것이 너무 많았다. 나름 최선을 다했지만, 부족함이 많다.
그리고 대단한 것도 아닌 걸 굳이 책으로 내는 게 나의 지적 허영을 드러내는 게 아닌가 싶어 망설여지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이 책 한 권으로 내 초라한 인생을 자축하여 한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쓸쓸한 내 인생일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