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 권째 책이다
두 권의 시집과 수필집 한 권과...
두려워서 나는 내 시의 샘물 넘치게 채워주시는
창작의 神 앞에 무릎을 꿇는다
시인은 이슬이나 먹는 줄 알았는데 밥을 먹으니
두려워서 나는 또 눈물이 된다
어쩌다보니 이 地境에 이르렀다
더덜없이 수평선이나 무지개 같은 地境
나는 내 지경을 넓혀가야 한다
내친걸음 지며리 걸어갈 것이다
가족, 숙문회를 비롯 이옥희 선생님과 중앙대 선생님들,
문우, 벗들은 이 길에 횃불이다
<시와표현> 박무웅 선생님,
이경림 선생님과 박현웅 선생님께 깊이 감사드린다
2015. 9.
무악재 안산에서
거북이는 바다에서 멀리 떨어진 해변의 모래에 모래둥지를 만들고 거기에 알을 낳는다. 약 2개월 후에 부화한 새끼들이 바다로 가는 데 도중에 적의 공격을 받으므로 살아서 바다로 돌아갈 확률은 아주 낮다고 한다. 그래도 살아남은 어린 거북은 출렁이는 바다로 들어간다. 한 번도 본 적 없고 경험한 적 없는 바다를 향해 본능으로 기어가는 것이다.
어린 거북처럼 출렁이는 시인들의 바다를 향해
출렁이는 본능으로 들어가면 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해 보는 밤이다.
나는 時調를 사랑한다.
사랑하므로 즐겨 쓴다. 시조는 민족의 핏줄
속을 흐르는 우리 얼이다.
거치는 것 없이 유유히 흐르는 물 같은
글쓰기를 指向하려 한다.
무악재 안산 아래 살아 늘 나무를 본다.
나무는 말 없는 말로 나를 가르친다.
나무처럼 푸르다가 단풍드는 中이다.
順応을 나무에게서 또 배운다.
부족한 글을 책으로 엮어주신 「侍와 表現」
박무웅사장님께 존경을 표한다. 최도선 선생님과
윤수하선생님께도 깊은 감사를 드린다.
내가 아는 많은 분들께도 감사드린다.
가족과 나무처럼 푸른 여섯 아이들을
사랑한다. 나는.
2016. 6
무악재 안산에서
가을로 접어들면서부터 주변의 색이 짙어진다. 갈수록 옷은 두꺼워지는데 햇살은 엷어지고 얇은 옷을 입는 여름은 불볕이다. 이 현상을 뭐라고 불러야 할까? 불공정, 부당, 부조리? 암튼 우리는 그것을 느낄 새도 없이 느낀다 해도 속절없이 그시간 속을 살아간다.
전동차 안이 어둡다. 나는 가으내 ㅤㅈㅡㄺ내* 분홍색 빨강색 초록색 긴 가디건과 색색의 모자, 목도리를 떴다.
그렇게 오래 손뜨개의 버렁에 빠져 있었다. 실이 남으면 또 다른 걸 시작하니 아브라함이 이삭을 낳고, 이삭이 야곱과 에서를 낳고… 그런 정황이었다. 잘못 뜨면 풀러 다시 떠도 되는 뜨개물, 좋은 취미임에는 틀림없으나 손속도 좀 났으니 손 놓고 있던 글쓰기로 다시 돌아가야 할 것 같다. 글도 그렇게 뜨면 되지 않겠는가.
解土머리에는 개나리 진달래 등 詩의 색으로 세상은 물 들 것
지나간 시간을 자꾸 돌아보게 된다. 오늘따라 새꼼맞게, 질분지짝**, 하우불이란 말과 형제들이 그립다.
하늘이 감동할 만큼의 효심을 가진 나의 세 자녀와 남편이 있어 행복하다.
숙명여대와 내 시의 강줄기- 母川인 성낙희 선생님과 이옥희 선생님께 늘 감사의 마음을 갖는다.
그간 5권을 발간했는데 이번에는 많이 두렵다. 해설을 써주신 안은숙 선생님과 부족한 시편들을 세상에 나올 수 있게 해주신 『시산맥사』의 문정영 선생님께 甚深한 감사를 드린다.
In time for the poetical works, I hear that my younger daughter has become a tenure professor.(시집을 낼 즈음 미국의 막내딸이 tenure 교수가 되었다는소식을 들었다.)
바다의 물고기들은 바다에 사는데도 왜 간이 배어있지 않을까요.
여행 가면서, “인도 갔다 올게” 하고 자식들에게 말했는데 먼 훗날엔 “온다”라는 말을 못 할 때가 오겠지요.
어릴 때 들녘의 논에 가본 적이 있습니다. 벼 포기 사이사이에 거미줄이 처져있고 거기에 아침이슬이 매달려 있었는데요. 그때 막 떠오른 햇살이 퍼져서 어찌나 아름답던지요. 시인은 그런 이슬만 먹고 사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제가 시를 쓰니 그 이슬이 아직도 있는지 가보고 싶어집니다. 이런저런 수상 소식, 성공 소식에 대해 “축하해요, 대단해요, 대박” 등등의 표현을 질투와 질투상당어구의 뒤침말이라 말한다면 큰 어폐가 되겠지요.
셀카 말에요. 내가 나를 찍으면 겨우 봐줄 만한데 남이 찍어주면 아주 그냥 그렇습니다. 그러고 보면 연예인 등 미인들은 찍어도 찍혀도 예쁘니 진정 아름답다 말할 수 있겠지요.
피사체와 같은 저의 시들- 우리의 혼과 정서의 맥에 닿고 싶은 저의 시절가조- 시조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2024. 11.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