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살아져 온 지 70년이 흘러갑니다.
그리움은 그리움대로 슬픔은 슬픔대로 가슴 속에서 떠날 줄 모릅니다.
어느 날 신부님의 말씀에 새삼 그렇구나! 수긍하게 되었습니다.
믿음이란 “기우제를 지내러 가면서 우산을 챙겨가는 마음이다.”
아들은 하느님 곁에서 모든 기쁨을 누리며 지내고 있다고 믿고 살아왔습니다.
그렇게 지내온 지 20년이 지났습니다.
한줄 한줄 마음을 옮겨 적어 온 것도 그렇게 되어갑니다.
누구와 같이 일기를 매일 써 본 적도 없고, 책을 가까이 한 문학소녀도 아니었습니다.
아들을 천국에 유학 보내놓고 이 세상보다 더 좋은 천국에서 더 기쁜 생활을 하고 있을 거라는 믿음으로 마음을 그려놓은 글들을 모아 10주기에 한 권, 20주기를 지내며 또 한 권의 책으로 엮어 보았습니다.
아들에게 전할 수 있는 보잘 것 없는 선물이라 생각합니다.
이 글을 보고 엄마의 그리움과 이곳에서의 생활을 엿보아 다시 만날 그때 금방 알아봐 주기를 바라는 그리움의 편지가 되었으면 소망해 보기도 합니다.
그리움은 독일에 있는 손자 손녀에게 옮겨집니다.
생각만으로도 이쁜 미소를 띤 마음 착한 할미가 되어갑니다.
보고 싶은 마음이 깊어지면 하늘길을 따라 훌쩍 떠나기도 하니 일석이조의 기쁨을 가끔씩 누려봅니다. 사랑하는 사위와 딸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슬픔과 아픔에 헤매고 있을 때 마음을 글로 표현해보라던 따듯한 그분은 지금도 옆에서 힘이 되어주며 문학회 활동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가족 같은 문학 회원들에게 감사드리며 농촌에서 자연과 함께 누리는 소소한 행복을 하나둘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새들의 지저귐과 길고양이들의 눈 맞춤이 일상이 되어버린 생활, 흙과 가까이할 수 있음에 무엇보다 고마운 요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