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어 늙으면 누구나 할 일이 없다. 나 역시도 거기에 한 사람이다. 그렇다고 무위도식(無爲徒食)으로 그냥 노년기를 보낸다는 것은 생명과도 같은 소중한 시간 앞에 미안한 것이다.
인간에게는 슬프게도 왕복표가 없다. 편도승차권 달랑 한 장뿐이다. 인간은 일생일사 일회성, 한 번뿐인 한시적 존재다. 어제도 오늘도 편도승차권 한 장 들고 불귀(不歸)의 어딘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생의 아쉬움을 강하게 느끼고 있는지도 모른다. 죽음이라는 숙명 앞에서는 힘이 없고, 피할 수도 없고, 속수무책으로 불가항력적인 숙명 앞에 무릎을 꿇고 마는 것이다.
내 나이 고희를 넘어 팔순의 나이가 불원(不遠)에 격해있다. 이제는 나의 삶도 황혼이 석양의 낙조를 멀리서 바라보고 있는 나의 자화상을 떠올리며 떠날 준비도 하면서 살아가야겠다는 것을 직시한다.
평소 나와의 관계 속에서 지내온 사람들과 못 다한 나의 회포를 내포하여 나의 후손들에게, 또 나아가서 후대를 이어갈 청소년들에게 내가 살아오면서 겪었던 경험담과 지혜 등을 후세들에게 작은 조언이나마 미리 알려주며 전달해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나 자신도 세월 속에 묻혀가는 것들을 꺼내어 반추하며 복습삼아 기록으로 남겨놓기 위해 오랫동안 필통에서 졸고 있는 연필을 뽑아 꺼내 들었다.
이 책은 내 마음의 글과 다시 보는 우리의 역사 이야기, 다른 나라의 이야기를 포함하여 종교철학과 동서 현자들의 이야기들도 다시 한 번 되새겨 보기 위한 것으로 엮어 놓았다.
내용이 문학적으로나 논리적으로 체계를 갖추며 문맥들이 어설픈 부분도 없지 않다. 이 점에 있어 배려하는 마음으로 양해 바라며, 기본에도 미흡한 내용도 거듭 양해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독자들의 일독을 권하면서 청어출판사 사장님을 비롯하여 출판에 관계되신 직원 여러분들과 특히 편집부에게 깊은 마음으로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