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으로
구름을
건너가요
생명이 태어날 때마다 커다란 환희를 느껴요. 특별히 아주 오래 기도한 끝에 태어나는 생명도 있어요. 이때부터 하나님은 이 땅에 사는 동안 해야 할 일을 다 마치고 빈 둥지에 쓸쓸히 들어앉은 내게 숨겨두셨던 선물을 차례차례 내주셨어요. 그래서 나는 생명의 기쁨을 아는 행복한 작가가 되었지요. 작품마다 새 생명으로 내 품에 안길 때마다 온 세상은 너무 빛나 눈이 부셨어요.
작은 생명이 꼬물대는 몸짓, 맑고 큰 눈동자, 옹알옹알 옹알이, 순진하고 환한 웃음, 떼쓰며 우는 울음까지도 신기해요. 조금 자라면서 이것저것 엉뚱한 질문을 하는 고 작은 입술은 정말 귀여워요. 우리 어린이들의 모습이에요. 어린 눈에 비친 세상을 말해줄 때의 놀라움과 기쁨은 말할 수 없이 커요. 보기만 하고 흘려버리기에는 너무나 소중해 조금씩 끄적여 놓았던 글들이 차츰 싹을 틔우기 시작했어요. 동시꽃 화분이 날로 늘어났어요. 나는 매일 꽃과 대화하면서 열심히 물을 주며 가꾸어 나갔어요. 사랑스런 아이들과 나의 동시꽃이 같이 자라면 좋겠어요.
세상에 온 모든 생명들을 사랑해요. 그 순수하고 귀한 생명들이 살아가기에 세상은 참으로 험난해서 내 사랑에는 염려도 들어있어요. 그런 마음을 담아 내가 키운 동시꽃들로 엮은 동시꽃밭을 조심스럽게 여러분께 보여드려요. 이 동시집을 읽으며 작은 친구들이 즐거울 수 있다면 나도 아주 많이 행복할 거예요.
2025년 4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