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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어린이/유아

이름:이복자

최근작
2025년 7월 <세상 다 보인대>

그가 내 시를 읽는다

36년의 공직을 명퇴했다. 이렇게 큰 해방감이 다가올 줄 미처 몰랐다. 생각이 마음대로 쏘다닐 수 있고 마음이 제멋대로 바람날 수 있는 줄도 몰랐다. 자유인이다. 3년 동안 여행도 많이 다녀왔다. 한낮에 전철을 타는 것도 어설퍼 어리둥절했는데 제법 익숙해졌다. 나날이 자유인의 낭만이 성숙해져간다. 자유에 겨워 잠시 잊고 있다가 문득, 분신들을 꺼내 세상에 내놓고 싶어졌다. 꺼내 쓰다듬자니 이것들이 어떻게 내 속에서 나왔을까 속이 약간 쓰리다. 나를 버티게 해준 것들이 눈물겹도록 사랑스럽다. 쓰담쓰담 자꾸 손이 간다. 이것들을 세상에 내놓고 어찌 살펴야 하나 염려하지는 않을 것이다. 나름 뚝심은 있는 시들이니까.

나는 항해 중

오랫동안 묻어 놓은 씨앗들이 있었어요. 아무렇게 묻어둔 것들을 꺼내 봤더니 몹시 초라해져 있었어요. 참 미안했어요. 그래도 좀 괜찮겠다 싶은 것들을 골라냈더니 동시집 한 권 분량은 됐어요. 말로는 가장 아끼는 것들이라고 하면서 돌보지 않았으니 얼마나 서운했겠어요. 다시 손질해서 씨앗답게 만들어 세상에 내놓으려니 무척 힘이 들고 어려웠어요. 제대로 싹이 틀까, 약하지는 않을까, 들여다보기를 한 3년은 했나 봐요. 만지고 또 만지고, 가지를 치고 살 올리고, 물을 주고 햇빛 쏘이고……. 정성을 다했더니 드디어 여름이 바짝 다가온 때에야 싹들이 나왔어요. 공을 많이 들여 그런가, 눈물이 핑 돌았어요. 드디어 꽃을 피웠어요. 묵은 씨앗들이 나름대로 피운 소박하고 예쁜 꽃들이지요. 꽃은 아무리 작아도 다 예쁘지요. 오랜 기다림 끝에 피운 꽃들이라 품은 향기가 진했으면 좋겠어요. 멀리까지, 은근하게 퍼져서 읽는 마음을 꽉 사로잡았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그중 몇은 탱글탱글한 열매로 남았으면 좋겠어요. 근 10년, 동요 노랫말에 열중하는 동안 메모처럼 써 놓았던 동시 원고들을 정리했습니다. 작품의 시대성을 뼈저리게 실감하며 손질하느라 좀 힘들었습니다. 신바람 같은 맛은 적어도 아까운 것들을 묶어 다섯 번째 동시집으로 세상에 내놓게 되어 기쁩니다.

삐딱한 윙크

코로나19가 강요한 집콕, 방콕 덕분에 동시밭을 일구었다. 컴퓨터에 잠들어 있던 동시들을 깨워 다듬고 가꾸었다. 모임도 만남도 좀처럼 허용하지 않아 힘들고 답답한 때 동시집 펴고 마스크 벗고 자유롭게 “코로나야 물러가라, 동시가 떴다!” 하고 한 편 한 편 향기 맡으며 환하게 웃는 사람 많았으면 참 좋겠다.

얼굴, 잘 모르겠네

올해 들어 빛길이 열렸다 일이 수월하게 이루어진다는 것은 축복이요 행운이다 뜻밖의 좋은 일이 이어지고 있다 설렌다 떨린다 벅차다 詩 빛을 받았다 賞을 받고, 시집(詩集)갈 운이 트였다 늦장가 가는 아들의 신부가 엄마라고 부르며 다가온 기쁨 후로 이어지는 잔잔한 감동 우리 새아가, 복덩이가 만들어내는 힘 같다 무엇이든 주고 싶은 마음이다 시를 읽을 줄 알고 이야기하는 예비 문학인 아들과 예쁘게 가정을 꾸려갈 새아가 손에 시엄마의 일곱 번째 시집을 쥐어주고 싶다 새 시집을 맞는 기쁨 하나님께 감사하고 푸른사상사에 감사하다

가나다별 l l l l l l l l l l l l l l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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