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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정안 (路談 正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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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8월 <후포 가는 길>

구 시승의 시

시승詩僧을 굳이 분별심으로 나눈다면, 부처님의 덕을 찬탄 공경으로 공양하던 시승詩僧의 시의 품격이 교리적 심오함을 시로 풀어 중생을 제도하려는 교화적敎化的 시승詩僧과 깨달아야 할 불성 자체를 막힘과 뜨임 어두움과 밝음 고요하고 시끄러움 깊고 낮음을 산과 물, 바람과 구름, 우아하고 초라함 등을 자연 그대로의 오묘함으로 표현하는 청아적淸雅的 시승詩僧으로 나누인다. 송대宋代 구 시승九詩僧의 시詩는 교화적敎化的 시풍詩風과 청아적淸雅的 시풍詩風, 이 모두를 마음으로 느낄 수 있다.

송광사를 노래한 시승 묵객

송광사는 나의 본사이다. 70년대 송광사는 전기도 들어오지 않았고, 가난한 절로 당우의 기둥이 기울고 바람에 흔들려 기왓장이 떨어지는 듯한 모습에, 절 살림도 원활하지 못해 늘 구산 방장 큰스님의 법화에 힘입어야 했다. 대중은 많지도 않았다. 결재철이면 납자들이 모여 참선을 하다가도 해제를 하게 되면 도리어 절이 멸진정에 들 정도였다. 그럴 때이면 행자인 내가 수선사에 올라 홀로 당우를 지키곤했다. 많은 시간이 지났다. 본사인 송광사에 대해 아는 것이 하나도 없고, 무엇 하나 보탬이 되지 못한 채 부처님의 지혜와 자비의 복덕 아래 시주의 은혜만 입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한다고 하던 일이 선시(禪詩)를 엮어 내는 일이라, 송광사를 제(題)하여 칭송 찬탄한 역대 시승(詩僧) 묵객들의 시를 찾았다. 현재의 문화 발전으로 자료가 잘 정리된 컴퓨터 프로그램 덕에(『한국불교전서』, <한국고전종합DB>, 『순천옛시』, 『조계산송광사지』) 찾는 길이 한편 수월했다. 삭발염의로 이끌어 근심 걱정 속에 지켜봐 주신 은사 현문 대종사님의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송광사를 노래한 시승 묵객』 서문으로 그 길을 열어 주신 송광사 박물관장 고경 스님께 감사드립니다. 출판을 맡아 주신 백조출판사 이계섭 사장님께 감사드립니다. 백척간두 같은 수행을 지켜봐 주시는 무상 대종사, 원정 종사, 법광 종사, 승원 종사, 지혜 종사, 원범 종사 ,지현 종사, 정화 대덕과 도반들에게 감사드립니다. 특히 성원과 후원으로 지지해 주신 보원사 창건주 무불지 보살님과 일상의 고난을 덜어 주시며 함께하는 보원사 신도님들께 감사합니다. 한 부모로 태어나 출가한 불효의 허한 자리를 채워 준 강정선, 강명원 강경숙 형제와 지인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수행자란 “수행하다 홀로 논두렁 베고 죽을 수 있어야 한다.”며 출가를 허락한 어머니 대련화 보살님께 무한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아버지 무념 거사(無念居士)의 극락왕생 행복을 빕니다. 감사드립니다. 이 인연으로 모다 성불하십시오

잡변과 정론

나 어릴 적 60년대에는 산속 불교는 망해 없어진다고 했다. 우리 집은 광양에서 백운산 백운암까지 가는 중간에 있었고, 교통이 발달하지 않은 그때에는 광양에서 백운암까지 하루 걸음 거리이다. 스님들이 광양에서 백운암까지 걸어 오르내리는 길이면 집에 들려 점심 공양을 하고 가시곤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 어머님이 독실한 불자이시기 때문이다. 하루는 공양을 마치신 스님에게 스님이 되면 무었을 하느냐고 물었다. “스님이 되면 평생 공부할 수 있다.”고 말씀을 하셨다. 출가하면 평생 공부한다는 것에 공부는 그렇고, 어머님이 좋아하는 불교가 망해 없어진다는 세상사에 홀로, 내가 승복을 입고 오래도록 살아 있는 한 불교는 남아 있을 것이라는 어린 생각을 했다. 출가를 결심하고 어머님께 말씀드렸더니 “수행하다 논두렁 베고 죽을 자신 있느냐.”고 되물으셨다. 그때는 되물으신 뜻을 몰랐다. 참으로 알 수도 없었을 뿐 아니라, 세상 가장 어려운 이야기라는 것을, 쉬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지금에야 조금 이해를 한다. 그래서 요즘 변명이 생겼다. “나는 무엇을 알아 중노릇 잘하려고 출가한 것이 아니라 그냥 승복만 입고 오래 살려고 출가 했다.”고. 그런데 요즘 어머님 말씀이 바뀌었다. 지금까지 수행하면서 의료비, 화장비도 준비 못 했느냐고 꾸중하시듯 말씀을 하신다. 처음 들을 때에는 어머니 생각이 바뀌신 것인가 했다. 이는 어머님 생각이 바뀌신 것이 아니라 나에게 초심(初心)과 발심(發心) 회향(回向)이 다름을 보이신 것이었다. 수행자는 면도날 칼끝에서 얻어지는 수행의 힘이 보험이고, 의료비이며, 화장비일 것이나 수행자의 수행을 지켜보는 일에는 오백 년이고 천 년이고 두고 바라볼 수 있는 여유로움이 있어, 논두렁 베고 죽는 일이 참으로 편안했으면 좋겠다. 스승의 가르침에 부합하지 못하고 밖으로 도는 상좌를 말없이 지켜봐 주시는 은사 현문 대종사님의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잡변(雜辨)과 정론(正論)의 발문으로 적극적 지지를 해 주신 문학박사 김은령 시인에게 감사드립니다. 또 기꺼이 출판을 맞아 준 출판사 사장님께 감사드립니다. 부지런함보다 게으름이 업을 쌓는 지름길이라며 평안하게 살지 말라고 경책하는 도반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언제나 성원과 후원을 아끼지 않는 보원사 창건주 무불지 보살님과 20년 넘게 일상의 걱정을 덜어 주신 보원사 신도와 한 집안에 태어나 빈자리를 채워 준 형제들 등 모든 지인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성불하십시오. 2023년 아가타 보배동산에서 로담 정안 합장 - 「시작하는 의미」 중에서

후포 가는 길

홀로 부르는 노래 얼마나 그리워해야 한점 선혈(鮮血)로 토하고 얼마나 더 오롯이 해야 사리(舍利) 한 알을 얻을까 온갖 식물이 꽃으로 피지 않음이 없고 벌 나비로 맺은 열매가 모다 싹 틔우는 것 아니라 해도 모든 말이 시어(詩語) 아님이 없고 모든 시어가 노래 아님이 없는데 오로지 내가 알지 못했고 모든 일상이 법 아님이 없고 모든 법이 참됨 아님이 없는데 오로지 내가 어리석었네 가르쳐 주는 스승 없어도 나뭇가지는 햇빛을 향해 뻗고 아주 작은 꽃씨는 바람 따라 옥토를 향해 날아간다.

가나다별 l l l l l l l l l l l l l l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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