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이래 매년 문화 트렌드를 분석하는 보고서를 발간하면서 저자들이 갖는 고민은 한결같았다. 문화라는 연속적이고 광범위한 주제를 다루면서 다음 해의 트렌드를 주장하는 기준을 어디에 두어야 할 것인가? 우리가 주장하는 트렌드가 그저 멋지게 보이기만 하는 허상에 그치지나 않을까? 다시 말해서, 연말만 되면 서점을 채우는 많은 트렌드 서적의 하나가 되기 보다는 독자에게 현실적이고 유익한 시사점을 줄 수 있는 내용으로 채우기를 항상 원했다.
그러한 의미에서 『문화 트렌드 2026』은 특정 주제에 초점을 맞추어 현실적인 조류와 그에 따른 시사점을 제시하기로 하고 2026년에 특히 중요하게 떠오를 주제 중에서 도시활력과 지역발전에 대해 다루기로 하였다. 도시와 지역을 주제로 선택한 이유는 다음 두 가지와 같다.
첫째, 인구 감소라는 거대한 트렌드의 여파로 나타나는 가장 중요한 이슈인 지방 소멸을 방지하기 위해 지역의 부흥과 관련된 열 두 가지 트렌드에 대해 집중적으로 설명하여 구체적인 대책을 강구하는 것에 도움이 되기 원했다. 여기에서 설명하는 열두 가지 트렌드는 기후위기와 회복 탄력성에 관련된 트렌드, 기술과 산업과 콘텐츠와 경제적 환경과 관련된 트렌드, 고령화와 사회적 갈등과 주거 행복과 관련된 트렌드, 그리고 헤리티지와 뉴트로와 지역 브랜딩과 관련된 트렌드이다. 우리 주변에 흐르고 있는 이러한 거시적 트렌드가 지방 소멸을 해소할 수 있는 단서가 될 수 있음을 설명하고 싶었다.
둘째, 소극적인 소멸 회피를 넘어서 도시활력의 원동력을 찾는 방법을 제시하고 싶었다. 수 년 전부터 사람들의 관심은 국가 경쟁력으로부터 도시 경쟁력으로 옮겨지고 있다. 국가는 주로 국적이나 관세 등과 관련된 정책을 통해 국민 전체의 행복에 초점을 두지만 일반 시민이 일상 생활에서 체험하는 행복은 자신이 거주하는 도시와 지역의 활력에 기반을 두는 경우가 많다. 국민소득은 높지만 내가 사는 지역의 상황은 피폐할 수도 있고, 무역에서 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내가 일하는 도시에서는 행복한 삶의 터전이 마련될 수도 있다. 세계 구석구석의 도시와 지역에서는 현지의 지방정부가 특별히 큰 예산을 집행하지 않더라도 산업 변동에 현명하게 대처하거나 지역 코인을 도입하거나 도시브랜딩을 성공적으로 수행하여 행복한 시민의 삶을 마련했던 사례가 적지 않다. 우리도 이러한 도시와 지역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하고 싶었다.
필자를 포함한 여섯 명의 집필진은 이러한 주제에 대해 특별한 사명감을 갖고 본서를 집필했다. 경영학, 문화예술학, 정책연구, 도시설계, 그리고 연극분야에서 각자의 시각으로 트렌드를 읽고 이를 도시활력의 원동력으로 연결하는 작업은 보람찬 과정이었다. 이제 그 결실을 일반 독자, 특히 지역 정책을 수행하는 실무자들과 나누려 한다. 본서를 통해 여러분께 도시활력과 지역발전을 위한 현실적이고 유익한 시각을 조금이라도 제공할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2025년 가을 와우산 자락에서 - 서문
간혹 대학교 전공으로 경영학과에 지원하고 싶은 학생이나 그 학부모님들을 만나면 다소 판에 박힌 질문을 받곤 합니다. “경영학과에서는 무엇을 배우나요?”, “경영학과 경제학은 어떻게 다르지요?”, 또는 보다 직접적으로 “입학 면접할 때에 교수님들은 어떤 것을 물어보나요?”라는 질문도요.
이 책은 기본적으로 위의 질문들에 대한 답을 담고 있습니다. 제목 그대로 미래 경영학도를 위한 입문서로 집필되었지만 경영학에 관심을 가진 모든 청소년을 환영합니다. 청소년이 만나는 경영학은 대학생이 전공으로 배우는 경영학보다 훨씬 쉽게 이해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 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쉽게 쓰였다고 해서 경영학의 일부만 다루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경영학에서 다루는 중요한 내용은 두루 다루고 있습니다. 전략과 마케팅(제1장 소비자의 니즈), 재무(제2장 자금의 흐름), 운영(제3장 생산과 운영), 그리고 최근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ESG경영(제4장 기업의 사회적 역할)은 미래 경영학도 또는 경영학에 관심을 두는 학생이 알아 두면 좋을 족히 충분한 범위를 커버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 책을 쓰면서 가장 강조하고 싶었던 것은 기업의 역할에 대한 학생들의 진지한 고민입니다. 현재의 중고등학교 교과과정에서는 사회 교과목에서 경제적 원리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배우지만 사회에서의 기업의 역할과 경영 활동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깊이 다루지 않는 것 같습니다. 뉴스에서는 임금을 체불하거나 환경을 파괴하는 부도덕한 기업들에 대한 기사가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제를 이끌고 있는 크고 작은 많은 기업들의 노력과 혁신은 잘 부각되지 않고 있습니다. 심하게 말하면 기업들은 부도덕하고 불법을 자행하지만 돈을 버는 일이니 어느 정도 눈감아주어야 한다는 분위기까지 느껴질 정도입니다. 그러니까 사회를 위해 기부를 많이 하거나 취약 계층을 돕는 기업만이 좋은 기업이라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좋은 기업은 사회를 위해 기부하는 기업이 아닙니다. 이 책의 각 장에서 소개하는 기능들을 잘 수행하는 기업들, 즉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해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기업, 자금을 잘 운용하여 경제적 효과를 극대화하는 기업, 능률적인 운영방식을 개발하여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기업, 그리고 기업과 사회의 가치를 함께 높이는 방법을 찾는 기업이 좋은 기업입니다. 대학교 경영학과에서 배우는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자면, 이러한 활동들을 기업이 어떻게 잘 수행할 수 있는가에 대한 것입니다.
특히 제4장에서 이 점을 명확히 설명하는데, 2008년에 가시화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계기로 기업의 존재 목적이 주주의 이익에서 이해관계자의 이익으로 확장되었다고 해서 자유시장의 기본 질서가 파괴되고 사회주의적인 계획경제로 대체되는 것은 잘못된 인식이라는 것을 강조합니다. 한 마디로 좋은 기업은 정부가 할 복지 정책을 대신하는 기업이 아니라 기업 본연의 활동을 잘하는 기업이라는 것이지요.
이러한 점에서 경영학은 청소년 여러분의 가슴을 뛰게 할 충분한 가치가 있는 학문이라 할 것입니다. 물론 사람을 살리는 의학도, 미지의 세계를 탐구하는 공학도, 세상의 이치를 파고드는 철학이나 인문학도 여러분이 열정을 쏟아 공부하기에 충분히 가치 있는 학문이지만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다양한 제품들, 먹고 마시는 식품들, 그리고 그런 것을 구입할 돈을 벌게 해 주는 직장이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관리되고 혁신하는 방법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인 경영학은 얼마나 가슴을 뛰게 하는 학문인가요!
스티브 잡스와 같은 뛰어난 경영자 한 명이 인류를 위해 얼마나 큰 공헌을 했는가 생각해 보면 이 책을 통해 청소년이 경영학을 만나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 일이 될 것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본서를 통해 더 많은 청소년 여러분이 미래 경영학도와 더 나아가 세상을 바꾸는 경영자에 대한 꿈을 키우기 바랍니다. - 머리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