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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정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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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3월 <강원의 명소 재발견>

여기가 막장이다

갱 속에서 기계를 움직이는 에너지는 압축공기다. 압축기가 윙윙거리는 소리를 자장가처럼 들으면서 자랐는데, 광업소 십년 근무의 절반도 그 압축기실에서 보냈다. 중학교에 입학하자 선생님을 비롯한 주위 어른들은 우리에게 광업소에 취직하는 꿈을 심어주었다. 열심히 공부하여 태백기계공고에 합격했고, 높은 경쟁률을 뚫고 대한석탄공사 장성광업소에 취직했다. 나는 퍽 일찍 꿈을 이룬 셈인데, 그제야 서러움과 부조리를 알았다. 부르디외의 『재생산』 같은 책만 읽었더라도 나는 광부가 되기 위해 공고에 가지 않았을 것이다. 아버지는 못 배워서 광부가 되었고, 나는 너무 많이 배워서 광부가 되고 말았다. 산다는 건 늘 허물을 만드는 일인가 보다. 침묵과 외침의 때를 몰라 늘 어정쩡하게 살면서 허물을 제대로 들추지 못했다. 탄광촌에 대한 맹목적 애정만 지녔는데, 이 시집이 사람 도리 좀 시켜주면 좋겠다. 탄광은 문을 닫지만, 나는 시를 통해 그 문을 붙잡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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