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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에세이

이름:이호걸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 대한민국 경상북도 칠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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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4월 <커피 재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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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fferico@naver.com

가배도록 1

인생은 여행旅行이다. 한자로 보면 나그네가 다니다라는 뜻이다. 그러고 보면 어디가 고장이고 어디가 다른 고장인지 분명하다. 그렇다고 철학적 말로 심각하게 머리말을 적으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하루 삶을 어떻게 보람되고 알차게 보내느냐가 전체 여행의 결과가 된다. 여행은 쉬운 것이 아니다. 힘들고 어렵고 지친다. 그 힘든 일을 잘 완수할 때 기분 또한 만끽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하루 여행을 적어 나갔다. 커피를 두고 적은 글이다. 그러니까 인생의 동반자는 커피다. 커피와 함께 볶고 분별하고 분쇄하고 추출하며 마셔 본 이야기와 커피와 더불어 나에게 일어난 일을 적은 것이다. 앞에 책을 여러 권 낸 바 있다. 물론 커피와 함께 한 나의 일기가 모두 소재다. 인생도 짧은 것인데 하루는 얼마나 짧은 것인가! 이제는 총알처럼 가는 하루다. 하루에 처리하는 일은 해가 거듭할수록 많다. 많은 일감 속에 업계의 장은 스스로 바빠야 한다. 그 바쁜 일상에 무엇보다 크게 관여하는 것은, 업계의 장마다 가치관을 달리 두겠지만 나는 독서다. 물론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를 정도로 일이 너무 많다. 커피 교육과 배송, 상담, 업체탐방, 상가분석, 대금관계와 소소한 카페 일까지 모두 해야 한다. 그와중에 또 해야 하는 일은 독서다. 읽어야 나의 철학이 나온다. 철학은 나의 가치관을 정립하며 가치관은 내 삶의 뿌리다. 나의 삶의 줄기와 이파리는 모두 그 속에서 나온다. 한 나무가 온전히 서는 것은 뿌리가 건실해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매일 읽고 쓰는 것이야말로 하루 즐거움이라면 일은 모두가 즐겁다. 책제목을 어떻게 할까 한 며칠 고심했다. 카페 일지다. 책 제목은 ‘가배도록’으로 하고 부제목은 ‘카페의 소소한 일기’로 하겠다. ‘소소하다’의 뜻은 작고 대수롭지 않은 일을 말한다. 그러니까 일기는 개인의 사생활이며 하루 있었던 일을 정리한 기록이다. 가배도록이란 가배는 커피의 음역어다. 부수 자가 임금 왕王 자가 있고 입 구口 자가 있다. 전자는 일본식 표기방법이고 후자는 중국식 표기방법이다. 나는 전자를 택했다. 커피는 중국보다는 일본에서 건너온 게 역사적으로 보아도 맞지 싶어 그렇게 했다. 도록이라는 말은 걸은 길을 기록 하다는 뜻이 있지만 여기서 도道가 들어감으로써 제목이 약간 무거워지는 것도 사실이다. 왜냐하면, 노자의 도가 사상이 묻어 있다. 일기는 하루 생활을 성찰한 것이다. 일종에 덕에 가까우나 도라 해도 되겠다는 것이 나의 억지 주장이다. 그러니까 노자가 말하는 도는 자연이며 만물이다. 그 결과 생겨난 것이 덕이다. 도는 모든 것은 안으며 모든 것을 낳는다. 우리는 어머님으로부터 이 세상에 나왔지만, 다시 어머님께 돌아간다. 어머님은 나를 낳은 자연이다. 물론 노자의 말이다. 도道는 내가 걸어가는 길이지만 어찌 보면 그렇게 걸어가라는 미리 계획된 일일지도 모르겠다. 모든 행위는 넓게는 자연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의지도 자연으로 보는 것이다. 사람도 자연의 하나이기 때문에 도라는 의미를 썼다. 그래서 지나간 하루를 생각한다. 생각한 하루를 기록한다. 그래서 도록이다. 짧은 일기에 더 짧은 시도 한 편씩 써서 넣었다. 7·5조 형식으로 그날 있었던 일이나 느낌 또는 마음을 표현했다. 7·5조 하면 김소월이 대표 시인이다. 소월 시집을 읽은 지 꽤 되었지만, 우리나라 말은 그 율격에 맞아 부르는 곳곳 운이 따른다. 읽는 맛을 생각했지만, 정형시라 구태의연한 문학 형식에 따가운 눈초리로 관심 잃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 하지만 젊은이를 생각하면 재미고 가벼운 일기라 삶의 욕구 또한 불러일으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속을 들어 내놓는 것이라 우습기만 한다. 책이라고 내는 것이지만 나는 하루 즐거움이었다. 이 즐거움이 없었다면 마냥 춘추전국시대만큼의 혼란스러운 커피 시장에 나는 하루도 걸을 수 없었을 것이다. 부끄럽지만 이 일기를 세상에 내놓는다. 덧붙이고 싶은 말이다. 좁은 국가 좁은 고장에서 작은 카페에 함께 삶을 엮어나가는 동료 오미영 선생, 강미라 선생, 구성택 선생, 서용준 부장, 배미향 선생, 석훈도 점장, 박정의 실장, 박예지 실장, 정동원 군, 이제 중3 오르는 하경모 학생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모두 커피를 사랑하는 분이다. 경산의 대표 상표로 카페리코, 카페 조감도 가족으로 찾아오시는 고객께 더욱 분발할 것이다. 모두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했다. 커피는 커피만 커피가 아니라는 것을 하루가 다르게 깨닫는다. 우리는 모두 이에 학생이다. 이 책은 어쩌면 신하가 더 나은 세상을 갈구하는 뜻에서 군주께 올리는 상소 같은 것이다. 커피를 두고 더 바르게 행함을 우리 고객께 말씀 올리는 것이다. 진정한 카페 주인은 다름 아니라 커피를 알아주고 찾아주시는 손님이다. 두 손 모아 이 책을 올린다.

구두는 장미

詩 감상문을 적겠다고 어언 3개월가량 정신없이 읽고 썼다. 그전에도 읽은 詩集은 꽤 된다. 나는 詩라고 생각하면 고등시절에 배웠던 해방 전 詩人의 詩가 詩인 줄만 알았다. 국어에 대해서는 까마득히 모르고 지냈으며 국어를 모르고 지내더라도 대학을 다니거나 사회생활을 하는 데 크게 지장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내가 언제부터 詩를 좋아하며 또 읽기 시작했는지 곰곰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10여 년 전 유명 강사의 성공학 강좌를 듣고부터다. 그러니까 일기 쓰기를 빼먹지 말며 나의 삶을 기록해 나가라는 강사의 말씀이었다. 물론 그때 몇 가지 말씀이 더 있었다. 다른 것은 다 할 수 있었다. 또 그렇게 해오고 있었는데 이 일기 쓰기 만큼은 초등시절에나 몇 번 끼적거리다가 통 해 본 적이 없다. 아무래도 성공은 못 하더라도 성공 가까이는 가보고 싶은 게 나의 목표라 그 일기 쓰기를 부끄럽지만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카페에 오시는 손님께 쓴 일기를 내보이기까지 했는데 참으로 부끄러웠다. 어떤 이는 받침 자가 틀리었다며 이야기하시는 분 있는가 하면 문장과 조사의 사용까지 잘못 쓰고 있는 필자를 알게 되었다. 그래도 일기는 계속 써내려갔다. 그러다가 카페 손님 한 분이 시마을(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을 알려주었다. 그분은 시마을의 회원도 시인도 아니었다. 그저 심심하면 한번 들어와 올려놓은 글 한 편씩 읽고 가시는 손님이셨다. 그날 당장 회원으로 가입하여 나의 글을 올려보았다. 올린 글이라고는 옛 詩人의 글과 비슷한 흉내였다. 이것도 한때는 중독 아닌 중독이었으며 더욱 중독을 이끌었던 것은 문우였다. 밑에 죽 달아 올려주신 인사와 격려와 칭찬에 정말 내가 글을 쓰는가 보다 하며 느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웃기는 일이다. 그러고는 나는 또 정신없이 옛 시인의 시전집을 사다 보게 되었다. 왜냐하면 시인이라고 하면 옛 시인 말고는 떠오르지 않으니, 또 선배의 시라면 시전집 밖에 없었다. 세상이 참 어두웠다. 매일 일기를 쓰다가 이제는 일기 비슷한 詩를 쓰기 시작했는데 이 모든 것이 시인이 되고자 해서 한 것은 아니었다. 나는 누구보다 카페를 더 잘하고 싶어서 한 것이지 詩人은 아니다. 그러니까 어찌하면 카페를 문 닫는 위기까지 내몰리지 않으며 밥이라도 먹고 사나 하는 마음으로 밤낮없이 책을 읽었다. 역시나 진리는 책 속에 있었다. 문자였다. 나의 혼이 있어야 그 가게가 유지가 되는 것을 유추해서 알게 되었다. 이것도 시학의 깊이가 없었으면 거기까지 알지도 못했을 거다. 그렇다고 지금 사는 것도 썩 잘 살거나 부유하게 사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처음에 글 배우기 시작할 때보다는 훨씬 나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다섯 평에서 시작하여 백 평을 경영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고는 요즘 시인이 한두 명씩 보이기 시작했다. 유명한 대학교수부터 최근 등단한 시인과 시인이 낸 시집을 한 권씩 사다 보았다. 이 시집을 사다보는 것뿐만 아니라 대학의 교재로 쓰는 시 개론서나 원론, 문예창작과 교수께서 내신 시 창작 강의라는 책은 죄다 사다 보기 시작했다. 읽으니 무엇이 무엇인지는 모르나 시 비슷한 어떤 괴물의 윤곽은 나오기 시작했다. 나도 그 괴물의 몽타주를 그리기 시작했는데 그 몽타주를 창작 방에 올려놓기까지 하며 또 나름으로 다듬어 보기도 했으나 여전히 서툰 붓질이나 다름없다. 그러다가 아예, 시집을 읽고 뜯어보자 하며 이것도 그저 읽으며 게으름에 하루라도 거를 것 같아서 시마을‘내가 읽은 시’란에다가 詩人, 한 분씩 밝혀놓기까지 했다. 참으로 부끄러움 무릅쓰고 버젓이 내놓은 것이다. 이렇게 행함이 수일이 지나, 나는 또 꿈을 갖기 시작했다. 이것을 한 권의 책으로 엮어보자는 마음이 서는 것이었다. 또 지금 지은 100평대의 카페 ‘鳥瞰圖’에 문학 강좌로 일반인이 쉽게 글을 배우고 쓸 수 있는 부담 없는 강의의 한 대목으로 쓰자는 생각도 번뜩 들었다. 그러니까 아메리카노 한 잔에 부담 없는 시적 강의가 될 수 있겠다. 문화수준이 높아지다 보니 나를 돌아보는 기회가 많아졌다. 나의 책 한 권을 갖고 싶어도 꿈만 야무지지 실행으로 옮기는 사람은 별 없거니와 또 바쁜 생활에 이루기 힘든 일이라 다들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꿈을 갖고 사는 사람, 소수의 사람에게라도 꿈이 되었으면 하고 이 책을 쓰게 되었다. 다섯 살짜리 아이의 좋은 스승은 그 위 여섯 살짜리 형이다. 왜 이런 말을 쓰는가 하면 필자는 그 어느 곳도 등단한 사람이 아니라서 그렇다. 또 등단하기 위해서 신문사나 계간지, 월간지사에 나의 글을 내본 적도 없거니와 앞으로도 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나의 글을 공증받기 위해서 출판사의 문은 참으로 많이 두드렸다. 아니나 다를까? 출판사 청어에서 나의 글을 인정받게 되어 빛을 보게 된 것이다. 나는 혹여나 이 글을 읽고 등단에 필요한 공부는 되겠으나 굳이 등단을 목적으로 하는 공부로서는 권하고 싶지 않다. 글이라는 것은 삶의 부수지 그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되기에 하는 말이다. 하지만 글은 살아가는 데 큰 역할을 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나의 삶에 더 윤택한 길을 택한다면 진정한 글공부를 추천하고 싶다. 더 나아가, 가장 주체적이고 독립적인 나를 만드는 것이 그나마 이 세상을 올바르게 바라볼 수 있을 거라 나는 생각한다. 약 80여 명의 시인을 선정함과 또 그 시집에서 한두 편 정도를 발췌했다. 글을 읽고 감상한 대수롭지 않은 글이다. 물론 그 감상이 제대로 된 것도 있을 것이며 영판 딴 데로 흘러간 것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독자께 조금이나 상상을 유발하고 글 쓰는 재미나 방법을 이끌었다면 다행이다. 나는 이 자리에 詩는 오독도 정독임을 밝혀둔다. 시의 감상과 해석 그 모든 것을 시의 객체로 시나 시집 혹은 글로 두려고 노력했다. 어떤 그리움이나 대상을, 연인이나 화자의 또 다른 이상향을 구체적으로 언급함을 피하며 말이다. 그러니까 시나 시집 혹은 글도 시인께는 애인과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 詩라는 것은 비유를 빼면 詩가 될 수 없다. 여기 모은 詩人의 작품은 詩에 관한 여러 가지 언술의 기법을 볼 수 있음이니 나름으로 글을 배우기에는 부족함이 없지 싶다. 아무튼, 부지런히 읽으시어 내공 또한 깊게 쌓이길 바랄 뿐이다. 추후 혹여나 잘못된 것이 분명히 나오리라 믿으며 재판 시 교정해 나갈 것을 미리 약속한다. 詩人의 글 詩全文을 옮겨놓기 전에 나의 詩論같은 것도 있다. 그저 詩사랑에 적은 글이며 또 시를 읽고 감상하다 보니 필자 또한 흥에 겨워 나의 시 몇 편 나오게 되었다. 이 시 또한 읽고 쓸 때 이루어진것이니 군데군데 넣었다. 詩人의 작품은 이미 詩集으로 발표한 것이라 독자의 허접한 감상이지만 시인께서는 널리 살펴서 이해하시리라 여긴다. 나는 이제 시에 약간은 맹신자가 되었다. 시인이 살 길은 시인이 쓴 글 즉, 시집이 많이 나가야 함은 분명한 사실이다. 시를 모르는 독자께 시를 조금 더 재미나게 소개하며 또 누구나 시를 쉽게 생각하여 쉽게 쓸 수 있게 하였으면 하는 게 나의 바람이다. 그래서 더욱 시를 좋아하는 마니아층을 더 만들어 시인이 낸 글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사회를 더 크게 이룬다면 분명 시인께 유복하나마 행운은 더 돌아갈 거라 믿는다. 나는 이 책이 끝이 아니라 시작임을 분명히 한다. 앞으로 나오는 시집과 또 글은 필자가 읽은 것이라면 감상에 붙이기를 내심 다짐해본다. 이 책으로 인해 나의 카페에 좀 더 많은 사람이 찾아오시어 맛난 커피를 맛나게 드시는 것뿐만 아니라 무언가 얻고 가는 카페였으면 하는 게 가장 큰 목적이라는 것도 덧붙여 놓는다. 좋은 여행이길 바라며 이 책을 끝까지 쓸 수 있게끔 옆에서 아낌없이 바라다본 우리 시마을 동인과 동호인께 먼저 감사하며 이 책이 빛을 바라보게끔 아낌없는 도움을 주신 청어 이영철 사장님께도 감사의 마음을 놓는다. 더욱이 아내와 사랑하는 아들 준과 찬에게 그간 턱없이 소홀함과 남편으로서 아버지로서 그 책임감을 다할 수 있게끔 암묵적으로 도와준 것에 머리 숙여 사죄한다. 정말 감사하다.

카페 확성기 1

나는 경산에서 카페를 한다. 실은 카페뿐만 아니라 커피에 관한 웬만한 일은 하는 편이다. 그러니까 바리스타로서 커피 뽑는 일, 커피 교육, 커피 기계 판매, 수리, 카페 건축에 이르기까지 안 해본 일이 없다. 젊을 때는 그나마 일은 쉬웠으나 나이가 들수록 일이 힘에 부친다. 일도 권태기가 온 것 같고 나이도 권태기에 접어 든 것이다. 뭐든지 반복적인 것은 몸을 빨리 지치게 한다. 이러한 반복적인 일을 20년 했다. 일은 뜻대로 되지 않았다. 늘 힘들었다. 경쟁에 밀리지 않으려고 부단히 노력했다. 이러한 노력에 힘을 보탰던 건, 책이었다. 문학은 좋은 취미가 될 수 있다. 커피를 하다 보니까 경제적으로 넉넉지 못해 선택한 것도 있고 대학 다닐 때부터 책을 좋아한 것도 그 이유가 되겠다. 처음은 읽는 것에 관심이었지만, 점차 일기를 쓰기 시작하다가 좋은 글을 쓰고 싶다는 충동이 일었다. 이러한 마음에 그간 책도 많이 내보았지만, 하나같이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어떻게 하면 좋은 책을 만들수 있을까 하는 고민도 많았지만 역시나 생업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일기로 책을 내는 것도 부끄럽기만 하고 또 나에게 가장 좋은 책은 일기보다 더 좋은 것은 없는 것 같기도 하다. 좋은 문장을 써보는 것이 글쟁이의 바람이라면 좋은 문장을 많이 보아야 할 것이다. 이런 목적에 시를 읽고 읽는 것에 그치지 말고 풀어보자는 마음에 한 권의 책을 만들었다. 책 이름을 ‘카페 확성기’로 했다. 카페라는 말의 뿌리는 에티오피아 지역명인 ‘카파 caffa’에서 유래한다. 커피라는 말로 변천되기까지는 수많은 세월이 흘렀다. 우리나라는 다소 포괄적이다. 커피, 음료, 술 또는 가벼운 서양 음식을 파는 집으로 부르기도 하고, 인터넷의 어떤 모임과 가상의 여유 공간까지 그 의미가 확대되었다. 확성기 擴聲器 는 소리를 크게 하여 멀리까지 들릴 수 있도록 하는 기구다. 이 책은 많은 시인의 작품이 들어가 있기에 카페며, 시를 보다 알기 쉽게 감상하는 맛을 제공하였기에 확성기라 했다. 이 책에 담긴 시 감상과 해석은 독자와 의견이 다를 수 있다. 시 문장은 다의적이라 사람마다 달리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담은 감상과 해석은 이 글을 쓴 시점에 필자의 마음 한 편이 묻어 있음이라 너그럽게 보아주길 바란다. 물론 이번에도 최근 나의 일기 몇 달 치는 담았다. 한 가지 일러 둘 것은 이 책에 실린 시는 현 문단에 등단한 시인의 시며 발표한 시며 더 나가 ‘올해의 좋은 시’로 선정된 작품이다. 좋은 시는 많은 사람에게 알려져 읽는 것은 시인의 명예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이 시를 통해 많은 사람에게 좋은 영감을 얻게 하고 삶의 희망을 안겨다 주었다면 더 바랄 게 있겠는가! 시인의 시는 생명력을 부여하여야 한다. 하지만, 시인의 원 바탕에 누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시를 쓰신 시인께 지면으로나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혹여나 이 글을 읽다가 생각나면 경산 ‘카페 조감도’에 오시라. 따뜻한 커피 한 잔 마시며 마음을 나누고 싶다. 시인, 미래의 시인, 또 독자는 아무쪼록 이 글을 통해 좋은 만남이 었으면 좋겠다. 이 책을 낼 수 있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도움을 주신 우리 시마을 동인께 먼저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카페리코와 카페 조감도 임직원께 감사하다. 어려운 경기에 모두 가슴 조이며 일하는 가운데 대표의 책임을 담담히 받아 주었다. 무엇보다, 아내와 준과 찬이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압량 임당에서

커피 자투리

머리말 오도독떨고나면 나아질까요 우두둑마음상해 어찌하나요 걸어도그냥가도 시원할까에 그것도아닌것이 꿈은어디에 여기서커피한잔 저기또한잔 아무리궁리해도 답은없어에 기다길수있다면 옙따가지요 이리숨막히는일 어찌벗나요 자투리 얼마 전에 창업했던 ‘모 카페’ 사장님께서 가게에 잠깐 오셨다. 이것저것 얘기를 나눴다. 한 달 적자 무려 천에서 천오백만 원 깨진다고 했다. 전전긍긍 버티다가 요번에 코로나 사태로 억시 시기 맞았다. 국가에서 자금을 융통해 준다는 데 한 번 알아보라는 것이다. 최대 칠천만 원이다. 이자가 싸, 언뜻 빌리고 싶었다. 전에도 한 번 빌려 쓴 적 있었다. 그것 갚느라 애를 먹은 기억이 있어 선뜻 손이 안 갔다. 사장은 빌려 좀 달라고 했다. 얼마나 급한지 애걸하였는데 사실, 우리도 몇 달 몇 천은 깨진 상황이라 마음만 졸였다. 시작할게요. 경산 임당에서 鵲巢

커피 재떨이

자영업자들은 그 어느 시기보다 어려운 시기를 맞았다. 더군다나 신종 코로나 19(우한 폐렴, COVID-19)로 사회 분위기는 심각한 공포감까지 조성되어 자영업자의 경영은 거의 마비 상태다. 카페 조감도는 사망자가 꽤 나온 청도에서 보아도 지리적으로 가까운 곳이다. 한 직원의 아버님은 청도에서 고기 집을 운영하시는데 언제까지 문을 닫아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라 한다. 관련 당국에서 당분간 문 닫고 상황을 지켜보자는 통보를 받았다. 경산도 웬만한 가게는 거의 문 닫은 상태며 안 닫은 곳도 임시 휴업에 들어가겠다고 하는 곳이 많아 큰일이다. 하루는 이 책을 교정 보기 위해 기획사에 잠시 앉아 있었는데 가게 ‘임시 휴업’한다는 팻말을 코팅하려는 자영업자를 몇몇 보기도 해서 말이다. 이렇게 어수선한 시기에 그간 쓴 글을 몇몇 간추려서 한 권의 책을 묶었다. 굳이 머리말도 필요 없는 책이다. 가볍다면 참 가벼운 것이라 그렇다. 책 내용은 한 줄 글귀에 군말 같은 것이다. 커피 한 잔 마시면서 한 사람의 커피 생활상을 들여다보기에 괜찮을 것 같다. 경산 임당에서 鵲巢 - 머리말

커피 좀 사줘

* 댓돌 나는 이 책 뒤쪽에 댓돌이라는 글로 한 대목 썼다. 이 댓돌을 지금 쓰고 있다. 이 순간 항일 운동가이시며 민족시인이었던 만해 한용운 선생의 군말도 지나간다. 그렇다고 이 글은 문학적인 가치가 있거나 또 이에 합당한 책도 아니다. 거저 한 사람의 사색이며 하루 일기가 소재다. 책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될 수 있으면 커피와 관련된 용어 하나 선택해서 그와 관련된 이야기를 적었다. 그러니까 커피를 다루면서 내가 느꼈던 생활철학 같은 것이다. 어떤 것은 억측일 수도 있겠으나 커피 한 잔 마시며 읽어 보기에 그리 나쁘지는 않다. 모두 40편이다. 둘째는 일기다. 40편의 소제목과는 별개다. 이 한 편의 단락 아래에 이틀 치 분량의 일기를 넣었다. 일기라고 하지만, 내가 느꼈던 평소에 생각 같은 것이다. 이 일기에 미흡하지만 ‘단지’라는 주제로 시 60여 편에 가까운 글을 싣기도 했다. 중간에 번호가 빠진 것도 있다. 수정과 퇴고 과정에 글이 아니다 싶어 지운 것이다. 그나마 남은 것도 여간 볼썽사납다. 띄어쓰기 하지 않은 것은 환심을 사거나 뭔 특별한 것을 보이기 위해 한 것이 아니라 단지 지면을 아끼기 위함이었다. 다른 이유는 없다. 책을 자주 내는 나로서는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댓돌에 앉아 우리의 사계절을 본다. 마당은 감나무, 살구나무, 매실도 있고 닭과 개도 있다. 모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지나간다. 다산 선생이 생각난다. 유배생활을 오래 했다. 나는 이 세상이 마치 유배생활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댓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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