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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소설

이름:임재희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 대한민국 강원도 철원

최근작
2026년 2월 <[세트] 밤이여 오라 + 마중 + 세 개의 빛 + 제주4.3평화문학상 작가 북토크>

당신의 파라다이스

2013년, ‘작가의 말’ 첫 문장을 이렇게 썼다. “이 소설은 한 시대를 흔적 없이 살다 간 사람들에 대한 애도의 한 방식이다.” 지금도 그 마음은 유효하다. 1903년, 제물포항에서 출발해 태평양을 건너 하와이에 도착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내게 우연히 찾아왔다. 하와이 대학교 재학 시절이었다. 졸업 필수과목 중 하나로 소수 민족사를 수강해야 했는데, 나는 이덕희 선생님의 ‘하와이 초기 한인 이민사’를 망설임 없이 선택했다. 대강 아는 내용일 거라 짐작했고, 조금 쉽게 학점을 받겠다는 기대도 있었을 것이다. 그 시대의 이야기를 소설로 쓸 거라는 상상도, 계획도 없었을 때였으나 나는 매번 강의 내용에 마음을 빼앗겼다. 언제부턴가 그 시절 그 땅에서 분명히 ‘존재했을 법’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내게 말을 걸어왔다. 모두 빛나는 조연들의 치열한 삶의 이야기는 오랫동안 나와 함께 살았다. 한국에서 대학원 첫 학기를 마친 어느 여름날, 나는 소설의 첫 문장을 썼다. 한국어 문장이, 그것도 소설을 쓴다는 게 어색하고 많이 서툴 때였다. 내가 어떻게 미친 듯 그 시대 속으로 걸어 들어가 ‘겁 없이’ 초고를 완성할 수 있었는지, 여전히 의문이다. ‘이민 대선배’들의 삶을 소설로 쓰면서 비로소 나의 자리를 되돌아본 것은 아니었을까. 이제야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당신의 파라다이스

이 소설은 한 시대를 아무런 흔적도 없이 살다 간 사람들에 대한 내 애도의 한 방식이다. 소설가에게 ‘쓰고 싶은’ 이야기와 ‘써야 할’ 이야기가 분명 존재한다면, 이 소설은 후자에 속한다고 하겠다.

비늘

아마도 내게 소설이란 염원하면서도 지나가기를 간절히 바란 어떤 이중성에 대한 고백인지도 모르겠다. 소설가는 자신의 일부이거나 전부인 이야기를 쓴다는 다자이 오사무의 말에 나는 언제나 고개를 끄덕인다. 삼 년 전 첫 책을 내고 비로소 소설과 마주하게 되었을 때 내가 쓸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오래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소설을 쓰며 사는 삶에 대해서도. 아마도 이 소설은 그 시간들에 대한 내 고뇌와 그리움의 다른 말인지도 모르겠다.

세 개의 빛

나를 움직인 것은 폭력이 휩쓸고 간 뒤 남겨진 사람들이 보여준 성숙한 ‘행동’이었다, 버지니아공대 총격사건의 희생자는 서른두 명이었는데, 추모석과 꽃과 검은 리본은 모두 서른세 개로 꾸며진 추모식이 열렸다. 희생자 가족들과 친구들은 스물세 살 그 청년을 ‘폭력’과 ‘죽음’이라는 이름 아래 동등한 ‘희생자’로 품은 것이다. 그들이 고통의 시간 속에서 분노보다 슬픔을 택했다는 사실이 놀라웠고 어쩌면 분노보다 슬픔이 희생자들을 기억하는 힘이 될 수도 있을 것만 같아서 오래 그 마음에 고개 숙였다. 하루의 마지막 빛을 끌어모으는 마음으로 이 소설을 썼다. 작은 빛이라도 마음에 품고 오늘을 건너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기억해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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