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그림자는 나의 빛이다
내 그림자는
문득문득 솟구치는 생각을 좇아
쏘다니기를 좋아한다
가끔, 보이는 꽃과 함께 피고 지기도 한다
내 그림자는
제주 앞바다 파도소리와 친하고
한라산에 잠시 앉은 구름을 반기며
밤하늘 적막소리와 대화하기를 좋아한다
나와 똑같이 술잔을 들면서도
내 그림자는
어둠과 밤안개 새벽이슬 속에서
나를 부축하고 일으켜 세운다
나보다 더 나를 잘 안다
가장 중요한 건
무작정 나를 좋아한다는 것
내 그림자는 나의 희망이며 빛이다
2018년 늦은 봄
1.
따뜻한 피를 온몸에 돌리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심장을 읽어 내고 싶었다.
이 소설 속 모든 시공과
상황설정마다 읽히는 스토리를
나 혼자 생각으로 꾸미며 옮겨 쓰다 보니,
이 작품 속에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가
어쩌면 ‘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곤 했다.
2.
자아의 욕망이 경이로울 만큼 가득 차 있고
남은 미련이 산더미 같다 하더라도
죽음 앞에선 한갓 허무일 뿐이겠지만,
자기 목숨의 끝이 언제라고 정해졌을 때
사람들은 남은 생을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이 소설이
세상에다 던지고픈 질문이기도 하다.
3.
제주 땅과 제주 문화와
제주 사람을 담아내고 싶어서
온전히 제주어로만 쓴 『목심』을
2021년 6월 한정판으로 발간하고
2022년 2월 표준어 판을 냈다.
그 후 ‘제민일보’에 제주어 작품으로
22개월간 연재하는 과정에서
전개 순서를 약간 수정하고
내용 일부를 가감하고 정리하여
본 개정판을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