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들은 낳아준 어머니를 오감으로 알게 마련입니다. 낳아준 어머니만이 이 오감의 ‘감별 테스트’를 통과할 수 있습니다. 어머니와 결별한 아기는 슬픔과 혼란 속에서 앞으로 또 있을지 모르는 결별에 즉각 대비하기 시작합니다. 이런 정신적 트라우마 경험은 장기기억이 형성되는 만 3 세 이전이므로, 입양인들은 조심해야 한다는 것은 느끼면서도 왜 그런 기분이 드는지는 알지 못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은 이 감정을 두 가지 방식으로 표출합니다. 즉 실수하기를 두려워하며 고분고분하게 굴고 매달리는 모습을 보이거나, 또는 모든 사람들과 거리를 두려고 하는 것입니다. 어떤 감정들이 이런 태도를 야기하는지 이해하고 공감하며 인정하는 입양부모는 자녀를 보다 잘 이끌 수 있습니다. 전 세계 어디를 가든, 입양인들이 제게 보내는 메시지는 한결같았습니다. “우리가 느끼는 상실감을 부모님들이 인정하고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1993년에 미국에서 출판된 이래로 『원초적 상처』는 미국 전역에서가장 널리 읽힌 입양 관련 서적이 되었습니다. 어떤 입양인들은 이 책을 ‘입양인의 바이블’이라고 부릅니다. 설명할 길이 없었던 그들의 경험을 말로 옮겨놓았기 때문입니다. 지난 20년간 이 책은 세계 각국의 언어로 번역되었습니다. 이제 한국어판이 출간됨을 무척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이 책이 부디 한국의 입양 관련 단체에 직접적으로 간접적으로 속해 있는 모든 이들의 삶과 경험에 새로운 빛이 되길 희망합니다. 또한 아이들을 치유하고자 하는 각계 전문가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