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문
먼저 힘든 책을 읽어 주신 독자들에게 감사드린다. 이 글 쓰기까지 많은 지식을 남겨둔 학자의 삶에 존경을 드린다. 이 글을 쓰게 해 주신 고객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그리고 나의 기억에 머문 고통의 삶이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번의 30번째 작품으로 더 이상의 이론에 관한 글을 접을 정도로 고민의 한계를 느꼈다. 그 만큼의 다른 이론과 차별화한다는 것이 힘들었다. 다만 이번 작품으로 정신분석치료에 관한 새 장을 열기 바랄뿐이다. 항상 책을 다 쓰고 나면 아쉬움이 남는다. 아마도 잃어버린 상실의 아픔을 찾지 못한 결과의 정서인지 모른다.
언어, 언어, 언어.....
언어와 언어, 언어와 언어사이.
말과 말, 말과 말 사이.
나는 누구인지 알 수 없었다.
그리고 인간이 무엇인지 또한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살아있는 생명임에 분명하다.
나중에 죽어야하는 생명임에 분명하다.
그 사이에서 언어는 삶과 죽음을 연결하는 중재자였다.
그 사이로 생명을 살리고 죽이는 심판자도 분명히 없었다.
우리는 언어 밖에서 생명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삶의 주연들이다.
이제 언어를 데려올 수 있는 삶을 생각하며 서로 사랑하고 살았으면 좋겠다.
그 삶은 언어에 구속당한 삶이 아니라 언어를 해체시킨 생명의 삶이다.
아직도 우리 어머니의 모든 말이 생명의 음성으로 들린다.
‘나, 아직 살아있다’는
함축적인 생의 외침이었다.
삶이란 죽음을 일으켜 세우는 생명 놀이다.
그 놀이는 잃어버린 상실의 죽음 속에 생명을 노래를 부를 수 있도록
삶에게 묻고 답하는 말하는 주체이길 바랄뿐이다.
그게 정신분석의 원하는 삶이다.
인간이여!
죽음이 만든 무덤 속에서 생명으로 나와
세상에 이름표를 다시 부여 받아
생명으로 불러지길 바란다.
이번 추석 명절에 어머니를 뵙고 오면서 어머니의 말씀이 귀전에 멤돈다
“너의 아버지 죽고 나니, 돈을 주더라. 그 덕분에 먹고 산다. 참 고맙더라!”
아버지는 동작동 국립묘지에 죽음으로 머물러 계신다.
‘죽음이 생명이다’고 말하지 않으면서 말을 하신다.
2023년 10. 1일 인왕산과 북악산에 머문 서재에서
서문
하루를 살면서
‘일하다가 지칠까?’
‘말하다가 지칠까?’
일하다가 지치면 쉬면되지만
말하다가 지치면 쉬지 않고 머릿속을 헤집고
갈등을 일으키면서 수면마저 방해한다.
그런 삶을 현대인들이 살고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정신분석의 길을 들어서서 신앙상담, 일반상담, 정신분석치료까지 30여년을 길을 걸었다.
그 길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말’이다.
말이 내게로 오기까지 다양한 경험과 상상을 거쳐 말하게 한다.
그 말이 ‘독’일 수 있고, ‘약’일 수 있다.
그 말이 죽음일 수 있고, 생명일 수 있다.
이번 책은 30번째 작품이다.
이 책을 구성하기까지 29권 책을 쓴 의미들을 재정리하는 작업이기도 했다
그 작업 속에 따라다니는 것이 ‘언어 선택과 말’에 관한 것이었다.
일반적으로 책을 구성하면서 분류하는 작업은 책의 뼈대를 세우는 과정이라고 한다.
제 1부는 자아에 대한 문답이면서 모든 말이 자신을 향하는 ‘말’을 대해 쓰고 있다. 제 2부는 문명 속에서 말하는 주체가 문답하면서 인간에게 향하는 ‘말’에 대한 고민이다. 제 3부는 말하는 무의식의 주체가 생명이고 싶은 문답의 과정을 고민했다. 최종적으로 죽음에게 생명을 요구할 수 있는 ‘말’에 대한 고민이다.
좀 더 세부적으로 구성하여 독자들에게 쉽게 다가설 수 있도록 노력했다. 먼저 장소적 의미로서 나는 ‘어디에 있었는가?’ 물으면서 개인적 서사의 풍경으로 그리고 싶었다. 작가가 지나온 삶들의 고백들이다. 다음으로 개인의 서사를 새로운 의미를 가지고, 새로운 모습을 보고 싶어 응시의 관점에서 ‘무엇을 바라보았을까?’구성하면서 말하는 주체를 고민했다.
‘어디쯤 가고 있을까?’는 개인의 서사적 풍경을 문학적으로 고백하는 내용이다. 마지막으로 말하는 주체가 ‘언어의 고백’을 통해 정신분석의 사유, 언어와 생명에 관해 성찰할 수 있도록 고민해 보았다.
이번 작품은 현대인에게 죽음과 삶, 삶과 죽음까지 고민을 하는 생명의 여정이길 바라고 싶었다. 그리고 문명 속에 자아가 획득한 삶에 대해 생명의 가치가 없음을 선언하고 싶었다. 문명 속의 삶은 선망과 인정 속에 타인에게 의존해야 하는 모방의 삶에 불과하다는 것이 강조하고 있다. 그 삶은 생명을 알지 못하는 삶이기에 생명에 대해 의미 없음을 선언하게 된다.
모든 갈등은 새로운 생명의 시작이다.
하루의 삶은 새로워진다.
그런 삶을 현대인들이 살았으면 좋겠다.
이번 작품을 그 삶이 생에 오래 머물러 있기 바라는
간절함이 묻어 있다.
이 책 나오기까지 함께 한 고객들과 학생들, 나의 수고와 고민을 존경하게 된다.
나를 낳아주신 어머니께 영광을 드린다.
아직 갈증이 심하다
아직 아쉽다
고통 속에서 새로운 쉼의 위로를 다시 받고 싶다.
소외의 불안과 결핍의 우울은
상실을 통해 다시 나를 부를 것이다.
2023년 10. 1일 인왕산과 북악산이 바라보이는 정신분석연구소 서재에서
지도와 감수를 마치면서
정신분석치료현장에서 28년 동안 고민한 것이 있다. 바로 임신과 출산이다. 그 다음으로의 고민은 가족이라는 환경 속에서 성장한 3년 동안의 양육환경이었다. 위 두 가지 고민이 사람의 인격을 형성하고 운명처럼 따라다니며, 삶을 지배하는 강력한 생명의 힘을 정신분석치료현장 풍경에서 생생하게 반복하면서 피분석가(환자)의 삶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 중에서 임신과 출산은 더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었기에 태교라는 새로운 영역을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10년 전부터 본 연구소에는 ‘신경정신분석학이라는 새로운 정신영역의 이론을 연구하면서 태교정신분석가 과정을 개설하게 되었고 작금에 이르러 수강생들이 서로 공동으로 협력하여 태교 책을 집필하게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되었다.
이 책이 공동으로 집필하기까지 본 연구소에서 태교 과정을 수강하신 분이 30명 정도다. 대학 교수와 모유 관련 전문 연구소 소장과 회원, 자연출산전문가, 양육전문가, 교육진로 상담 및 학습 전문가들이 다녀갔다. 그 중에서 4명을 선발하여 2년 가까이 공부하면서 현장에 맞추어 지도와 감수를 가지는 영광을 누리게 되었다.
선발 기준은 자녀를 2명이상 출산해서 양육의 경험이 있어야 하고, 생명의 존중과 자신의 문제 인식을 잘 수용하며 살아가는 지혜로운 인성을 지닌 분을 선택하게 되었다.
먼저 강인경 선생님은 음악교육상담과 학습지도 관련한 부분에 대해 전문적으로 고민하고 계신 분이다. 그리고 따스한 가슴으로 바라보는 생명의 힘을 지녔고, 가슴으로 느낄 수 있는 언어 구사력은 남들에게 친숙한 공감력을 준다. 특히 자녀와 손자손녀들에게도 인성 교육을 직접 챙긴 경험이 남과 다르게 풍부하게 가지고 계셨다. 태교 책을 감수하는 동안 도움을 줄 수 있는 많은 자료를 제공했다.
김경희 선생님은 자연출산 전문가로 10년 동안 1000명 자녀를 출산하는 현장에 계신 분이다. ‘둘라 케어’라는 자연출산전문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미국과 네덜란드에서 최면분만을 공부한 이력도 있다. 논리적인 집중력과 생명에 대한 외경심으로 태교에 관심이 가장 많았다.
권인숙 선생님은 베이비시터로 일하고 계시면서 항상 경험의 토대 위에서 성실히 임하는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특히 언어적 감각과 놀이를 통한 양육을 책임지는 감성코칭 교육 전문가다. 놀이와 그림 그리기로 다가서는 치료 행위에 매우 열정적이며 누구보다 학습에 대해 흥미로운 생각하면서 적극적으로 공부하는 태도를 지녔다.
김현미 선생님은 직업전문 상담가다. 특히 자신의 삶을 새로운 삶으로 도약시킬만한 인성 체계를 형성한 분이다. 교육에 대한 열정과 학습 적응력을 현실에 적용시키는 힘은 대단하다. 배움만큼 삶에 적용시키는 열정은 누구보다도 활력적이다. 학습하고 배운 부분에 대해 자신만의 생활을 통해 표현되는 말은 남다른 공감을 이끌어낸다.
먼저 함께 참여하여 이 책을 독자들과 나눌 수 있어서 고맙고. 네 분 선생님들에게 감사함을 드린다. 수강생들이 계셨기에 저 자신을 스스로 사랑할 수 있었고 그 사랑을 다시 함께 나눌 수 있어서 무한한 영광과 감사를 누리게 된다.
모든 일에 항상 아쉬움이 남는다. 아쉬움은 내게 또 살아내야 하는 힘을 준다.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기대하면서 임신과 출산이 아름다운 생명의 여정임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2022 3. 2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