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부잣집 아이가 먹던 서리꽃 같은 아이스크림을
함께 먹고 싶었지만, 결코
함께 먹을 수 없는 현실을 인정해야만 했다. 그리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딴청을 부려야만 했다.
그저
우두커니 그 아이가 먹는 것을
부러운 맘으로 바라보고 있을 수만은 없었으니까.
그때
딴청을 부리다가 깨달은 것이 있다.
먹고 싶은 마음을 과감히 버리고
다른 일에 빠져있다 보니
그 일이 더 재미나고 즐거워졌다.
신기하게도 가슴을 채우면
먹지 않고도 행복해지는 것을 알게된 것이다.
이 책은
시를 모아 놓은 책이 아니다.
한 사람이 오래 바라본 세계가
조용히 이어지는 한 권의 마음이다.
나는 오래도록
비에 젖은 사람들과
어머니의 식탁과
비 오는 날의 커피와 꽃들,
그리고
보이지 않는 것들의 가치를
바라보며 살아왔다.
어떤 밤에는
무너지는 존재들의 곁에서
함께 아파하는 마음이
끝내 인간의 삶을 지켜낸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러므로
이 책은 그 시간들을 지나온 자리에서
천천히 피어난 문장들이다.
한 권의 책이 아니라
한 권의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