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름 없는 목사로서
한 교회를 평생 섬기며 살아온 작은 목자입니다.
교회를 섬기는 동안 봄날 같은 따뜻한 날들이 참 많았습니다.
보람되고 기쁘고 즐거운 날들이 참 많았습니다.
하지만 교회를 물러나면서 조금은 춥고 쌀쌀한
겨울 같은 날들도 체험을 해보았습니다.
상당기간 들로 산으로 돌아다니며 시간을 보내는 동안
나의 뒷모습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봄바람이 불고 꽃이 피는 날이 아니라.
초라하고 어둡고 캄캄한 날이었습니다.
너무 늦게 이런 날을 만나게 되어서 크게 당황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가면서 서서히 잊어가는 것을 체험했지요.
춥고 쓸쓸한 겨울 같은 느낌으로 돌아다니면서
보이는 대로 느끼는 대로 몇 자를 기록하였습니다.
그러나 기도하는 마음으로 기록하였습니다.
산에서도 기록하고 들에서도 기록하고 집에서도 기록하였습니다.
옛날을 그리워하면서 기록하였습니다.
삶에 지친 분들이 읽어서 조금이라도 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