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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어린이/유아

이름:차영미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 대한민국 경상남도 밀양

최근작
2025년 7월 <천둥 치던 밤에>

막대기는 생각했지

나는 이런 저런 생각에 골몰한 채 걷는 걸 좋아해요. 그렇게 걷다가 골목길이 빚어내는 소소한 풍경들을 보며 한참을 서 있곤 한답니다. 해질 무렵 공원을 산책하는 것도 정말 좋아해요. 느릿느릿 길가로 나온 달팽이를 풀숲으로 옮겨주며, “이 녀석 다치면 어쩌려고….” 중얼중얼 혼잣말을 하곤 하지요. 어느 날은 동네 쓰레기장 옆에 새로 생긴 꽃밭을 발견하고 책상 서랍 속의 금잔화 꽃씨를 갖다 심기도 하지요. 그 뿐만이 아니에요. 뒷산을 두런두런 올라가 참나무나 산벚나무, 아까시나무, 신갈나무 곁을 지나는 바람 소리 듣는 걸 좋아해요. 가만히 귀 기울여 그 소리를 듣다보면 마음에 새잎이 돋는 것 같거든요. 이번 동시집에는 그런 이야기들이 빼곡하게 들어있어요. 내가 만났던 골목길과 공원 풀숲에 사는 달팽이들, 학교 운동장을 달려와 교실을 기웃거리는 초록 바람을 어린이 친구들과 함께 느끼고 싶었거든요. 동시가 내게 늘 힘이 되었던 것처럼, 내가 쓴 동시도 누군가에게 작은 위안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두근두근 소망을 품어보는 여름날입니다.

모험을 떠나는 단추로부터

하늘을 나는 단추 이야기 안녕, 친구들아! 우리 동네 터줏대감 얘기해 줄까? 우리 동네 오래된 메타세쿼이야 우듬지에는 까치 부부가 둥지를 틀고 있어. 비둘기나 청설모가 근처에 얼씬거리다가 꽁지 빠지게 쫓겨 가곤 해. 까치 부부는 늘 바빠 보였어. 나뭇가지를 물어 나르고, 열심히 풀섶을 뒤지는 게 몹시 중요한 일을 하는 것 같았어. 매번 지켜봤지만 이웃인 나에게는 눈길도 제대로 안 주고 까치는 일만 했어. 뭘 하려고 저렇게 열심일까? 오며가며 기웃거렸지만 나는 도무지 알 수가 없었어. 사실 나는 모르는 것투성이야. 한번은 어디 뒹굴뒹굴 떨어진 시가 있나 하고 은행나무 아래를 기웃거릴 때였어. 메타세쿼이아 우듬지에 있던 까치 부부가 벚나무 낮은 가지로 옮겨 와 깍깍대고 있었어. 그러더니 놀이터 모래 위로 폴짝 내려앉아 모래를 콕 콕 뒤적거리지 뭐야. 잠시 후 까치는 부리에 작은 뭔가를 물고 푸드득 날아올랐어. 아, 그건 단추였어. 엄지손톱보다 조금 큰, 동그란 빨간 단추. 날개를 단 단추는 우 와아, 신났을까? 으으 으, 놀랐을까? 나는 알 수가 없었어. 말했잖아. 나는 모르는 것투성이라고. 그날 하늘을 날았던 단추를 언제고 만나게 된다면 물어볼 수도 있으련만. 나는 까치가 날아간 나무 위 우듬지를 한참 올려다봤지. 그러곤 혼잣말을 했어. “어쩌면 까치네 뚫린 지붕을 막아 줄지도 몰라, 단추는. 그러면 밤마다 별을 볼 수 있을 거야.” 아 참, 그런데 단추는 왜 거기 있었을까? 놀이터 모래 속에 말이야. 자꾸만 궁금해서 참을 수가 있어야지. 그래서 말인데 얘들아, 모험을 떠난 단추 소식을 들으러 우리 함께 가 볼래?

학교에 간 바람

할머니가 내다 말리는 빨간 고추에서도, 엄마가 널어 둔 촘촘한 빨래에서도, 학교 담벼락을 덮고 있는 담쟁이넝쿨에서도, 잘 마른 햇볕 냄새가 납니다. 아직 덜 여문 알곡을 땡글땡글 여물게 할, 아직은 덜 익어 시큼시큼한 과일에 단맛 흥건히 고이게 할, 도타운 햇빛입니다. 채 여물지 못한 제 동시도 저 가을볕 아래 내어 두면 때글때글, 저 알아서 영글어질까요? 그렇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 가을, 동시집을 묶으며 참 부끄러운 바람을 가져 봅니다. - 머리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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