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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양창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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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4월 <태산을 넘어 세트 - 전2권>

태릉에 피어난 불멸의 무궁화

육군사관학교 생도 1기(육사 10기)로 임관한지 벌써 61주년이 미구에 다가온다. 1950년 6월 25일 북한군의 남침으로 야기된 한국전쟁은 이 나라의 간성이 되고자 용약 육사에 입교한 262명에게서 꿈과 희망을 송두리째 앗아갔다. 1949년 7월 육사생도 1기로 선발된 우리들은 푸른 하늘의 높은 기상과 고동치는 맥박을 진정시키며 육사에 입교, 1년간의 수업을 마치려는 즈음에 동족상잔의 전쟁에 무관의 병사로 참전하였다. 위난에 처한 조국을 구하고자한 심정이야 어느 누구보다도 강렬했지만, 당시로서는 최장기간의 장교양성과정을 거친 우수 집단이 그 보람도 없이 무관의 용사로 전선에 투입되었음은 하책(下策) 중의 하책이라고 할 수밖에 없었다. 우수한 초급지휘관의 자질을 충분히 갖춘 사관생도를 한낱 병사로 참전 시킨 것은 국력의 낭비요 에너지의 탕진이었다. 이는 세계의 전사상 그 유례를 찾아볼 수도 없는 잘못된 일이 아닐 수 없다. 뿐만 아니라 당시 적의 전면적 공격 징후가 도처에 나타나고 있었음에도 이에 대한 첩보수집, 분석의 미숙 또는 상황판단의 잘못으로 대비를 소홀하게 하였을 뿐 아니라, 장병을 각종 명목으로 전선을 이탈케 한 수뇌부의 무능무책을 탓하여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마는 나라가 어려울 때일수록 100년대계를 생각해야 했을 것이다. 우리 육사생도 1기 262명과 입교한지 불과 25일밖에 안된 앳된 생도 2기 272명은 혼성으로 생도 대대를 편성, 6월 25일 오후 포천지구 부평리로 출동하였다. 26일부터 치르게 된 부평리전투, 태릉전투, 금곡리전투, 그리고 수원방위전투를 거쳤다. 7월 10일, 대전 도청에 임시로 자리 잡은 육본의 광장에서 생도 1기생은 임관 및 졸업식을 가졌으며 형제지애로 함께 전선을 누비던 생도 2기생들은 계속되는 교육을 받기 위해 헤어져야만 했다. 임관식이라지만 134명만 집결하였고 여타는 전사하였거나 병원에 입원중이거나 불암산 유격대로 돌아갔거나 했다. 임관 사령장이나 졸업장은 대표 1명에게만 수여되었고 깡통으로 급조한 조잡한 계급장에다 단도 한 자루가 수여되는 졸업식이었다. 대표생도를 비롯하여 생도 2기생은 물론 모든 졸업생들이 눈물을 쏟아내었다. 초라하기 그지없는 졸업 및 입관식이었지만 1기 생도들의 눈빛은 살아있었고 적개심은 강렬하였다. 하지만 공산군에 비하면 턱없이 빈약한 무기, 열악한 보급, 부족한 탄약, 연결 상태가 불량한 통신과 지휘체계의 심한 요동이 사기를 저하시켰다. 포병의 수도 부족했으며 한 대의 전차도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극한의 상황에서도 생도들은 붉은 가슴을 품은 채 목숨을 걸고 끝까지 조국을 위해 싸웠다. 아무리 세월이 무심하다 하여도 육사생도 1, 2기가 빚어낸 애국충혼을 영원히 잊어서는 안 된다. 전쟁에서 일어난 갖가지 비극적인 일들로 1기생 65명과 2기생 86명은 고귀한 생명을 잃었다. 그 뒤 생도 1기생들은 임관 후 각 전선에서 55명의 전사자를 더 보태었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6월 25일부터 7월 10일까지의 상황만 기록하였으며 그 뒤 상황은 생략하였다. 나는 전쟁에서 일어난 여러 비극적인 일과 각 개인의 분전 상을 생생하고 낱낱이 기록하고, 이를 소상히 밝히기 위해 감히 붓을 들었다. 태릉에서 피어난 ‘불멸의 무궁화’들의 혈투는 신라화랑들의 재현이요, 황산벌에 산화한 백제 용사들의 애국혼이요, 황량한 요동벌과 청천강에 불사른 고구려 용사들의 기상이며 이순신 장군의 애국사상이다. 나라와 국민을 위해서 한몸을 불사른 동기생들의 넋 앞에 머리 숙여 이 책을 바친다. 더불어 이 책을 내는 데 있어 많은 조언과 자료를 제공하는 등 협력을 아끼지 않으신 김혜니 문학박사와 호승희 교수 두 분께도 깊은 감사를 드린다.

태산을 넘어 세트 - 전2권

태산을 넘어 금년 겨울의 동장군 위세는 몇십 년만에 맞이한 정말 대단한 추위였습니다. 거기에 구제역이라는 병마가 온 국가를 초토화하듯 그 위세를 떨쳤습니다. 동장군의 위세와 구제역이라는 병마가 한반도를 물러 설 즈음 이번에는 이웃나라 일본에 사상 초유의 진도 9가 넘는 대 지진과 쓰나미가 몰려와 안전제일국가 일본을 할퀴고 말았습니다. 사망과 실종이 2만 명이 넘고 거기에 원전의 방사능 누출로 일본은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안전제일주의와 높은 시민질서의식과 선진경제를 구사한다는 일본국민들의 자부심도 대자연의 재앙 앞에서는 한낱 꺾인 갈대와 같았습니다. 우리 생애도 이렇게 수많은 파고가 도처에 있습니다. 하나의 파도를 넘으면 또 하나의 파도가 우리를 가로막고 있습니다. 역설적인지는 모르지만 그래서 우리의 삶은 살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당시에는 도저히 넘을 수 없는 파도 같았지만 지금에 와서 생각하면 그것을 이기고 넘은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삶의 모습은 저에게만 한정되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우리의 선조들도 저와 같은 길을 걸어오셨을 것이고 저의 후손들 역시 저와 같은 길을 걸어 갈 것입니다. 다만 자신의 길을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미세한 차이는 있을 것입니다. 80을 지나면서 부족한 사람이지만 저의 지나온 길을 한 번 되새겨 보고 싶었습니다. 제가 누구보다 더 특별한 삶을 누렸다는 것이 아니고 또 누구보다 특출한 삶의 목표를 이루었다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한 시대를 살아간 사람으로 어떤 상황을 맞이하여 나의 이웃 동료들과 함께 이를 어떻게 대처했으며, 그 상황을 헤쳐가면서 저와 가족, 그리고 사회와 국가를 위해 어떤 생각을 하였는지, 조금 더 욕심을 부린다면 나에게 맡겨준 나의 사명을 내가 어떻게 감당했는지를 남겨 보고 싶었습니다. 저의 세대는 우리 한국의 현대사에서 겪은 것을 다 겪었던 그런 세대라고 생각합니다. 일제의 강점기에 교육을 받았고, 이어 민족의 대 상잔극인 6·25전쟁을 현장에서 겪었습니다. 자유당의 독재시절을 겪었고 4·19와 5·16의 격동도 치루었습니다. 그리고 경제개발의 대 약진에 이은 국운을 떨치는 계기가 된 월남 파병과 박정희대통령시해사건에 이은 민주화 과정, 그리고 여기에 따른 좌파정권의 태동에 이은 오늘에 이르기까지 저희들의 세대는 우리 역사가 수백 년 동안 치룰 분량의 사건들을 한 세대에 겪었습니다. 이러한 현장을 저는 군인과 정치인으로 보았고 체험했기에 하나하나 소중하지 않을 수 가 없었습니다. 이러한 경험과 체험을 좀 더 많은 분들과 공유하고자 이 졸저를 발간하게 된 것입니다. 인간의 역사는 끊임없이 반복하며 진화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앞서 가신 분들의 소중한 체험은 뒤를 이어가는 사람들에게는 훌륭한 자산이 되는 것입니다. 언감생심이지만 저의 부족한 경험과 체험도 이러한 차원에서 조금이나마 일조를 했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합니다. 2008년 11월 늦가을에 시작한 본 졸저가 어느덧 3년째로 접어들었습니다. 그동안 저와 함께 옛이야기를 회고 해준 나의 평생 동지인 아내 박인옥 권사, 제 이야기를 듣고 원고를 다듬고 정리해주신 박태엽 집사님, 이 책을 예쁘게 디자인 해준 이신정 자매, 그리고 발간을 잘 마무리해 주신 푸른사상 한봉숙 사장님, 교정과 교열에 수고해주신 푸른사상 편집진들, 축하사를 써주신 존경하는 선배·후배님들, 그리고 초청인으로 흔쾌히 응해주신 감사한 동료 선배·후배님들에게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심심한 사의를 표합니다. 감사합니다.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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