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단하고부터 지금까지 쓴 대부분의 산문을 이 책에 실었다. 2001년에 등단했으니 십 년이 조금 넘는 기간이다. 그동안에 쓴 글들 중에 중언부언한 것 몇 편을 빼고는 대충 다 들어간 셈이다.
책으로 묶고 돌아보니 시론이라는 것을 제대로 갖추지도 못한 채 시에 관한 이론적인 이야기를 겁 없이 썼다는 게 새삼 부끄럽고, 얕은 식견으로 다른 장르의 비평에 함부로 손을 댔다는 것도 만용으로 느껴진다.
시도 투철하게 쓰지 못하면서 언감생심 산문이라니, 나와 어울리지도 않는 일을 참 많이도 벌였다.
학교와 사회에서 좋은 산문정신을 지닌 선생님을 여럿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머리가 아둔하고 천성이 게을러서 착실하게 공부를 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아쉽다. 오늘날까지도 독학자 같은 기분으로 문학을 공부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선생님들께 그때그때 묻고 해결했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 나의 독서에 오독이 많고 이론이 몽롱하고 명쾌하지 못한 것의 결정적 원인일 것이다.
앞으로 공부를 더 착실하게 하여 아주 쉬운 시 입문서 같은 걸 내고 싶다는 욕심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되도록이면 산문은 줄이고 오로지 시만으로 승부를 보고 싶은 게 솔직한 내 심정이다.
산문을 쓸 때 마음속의 등대로 삼았던 김수영, 김현, 황지우 선생님과 관찰이나 섬세함에 있어서는 다소 부족한 나의 결점을 늘 보완해 주는 정경윤에게 감사드린다.
2014년 11월
눈물 속의 홍방울새
굶주림과 눈물을 운반하는 새여
나는 너에게 축복과 기쁨은 바라지도 않는다
더더욱 나는 나를 위해 순수를 아낄 요량도 없으니
끝없이 피어나는 구름의 운명에 나를 내맡겼으니
나 그대를 그리워하는 까닭은
홍방울새 되고 싶음이 아니라
홍방울새 울음소리 되고 싶음이니
갈증난 내 손바닥이 닿는 그대 먼 고장의 눈물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