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바람둥이야. 한곳에 머물러 살 수가 없어.
날마다 이리저리 쏘다니다가 지금은 산대밭골 농장에 들어와 있어.
키가 큰 은행나무 속에 산 지 제법 됐어.
아직 떠날 맘이 없어. 왜냐구?
나도 지금의 나를 이해할 수 없어.
나는 떠돌이로 태어났어. 누구도 내 앞을 가로막지 못했어.
높은 산을 마음대로 넘나들며 깊은 산대밭골 짜기를 휘젓고 다녔지.
세상에 겁나는 것이 없었어.
산골짜기 아래 서동마을 굴뚝에는 저녁마다 매운 연기가 폴폴 피어올랐지.
나는 한걸음에 달려가 휘릭! 휘저어놓았어.
- 「산대밭골 둥이들」 일부
어린 시절
할머니가 내게 들려주었던 이야기처럼,
이제는 내가 우리 아이들에게
소소한 행복을 한 움큼 건네려 합니다.
산대밭골 골짜기에서 깔깔대며 뛰노는
둥이들의 웃음소리가
이 책을 펼치는 모든 아이들의 마음속에,
그리고 나의 손주 외둥이·쌍둥이·삼둥이들의
마음속에도
오래오래 머물기를 바랍니다.
자, 이제 산대밭골로 들어가 볼까요?
이 책을 펼치는 순간,
산대밭골 가는 작은 오솔길 하나가
여러분 앞에 활짝 열리기를 바랍니다.
산대밭골 다소곳 농장주 성 갑 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