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필드'를 드라마로 각색하자는 제의를 받았을 때의 얼떨떨하던 느낌을 기억한다. 그때까지 나는 소설에다만 순정을 고스란히 바치고 있던 중이었다. 시대는 변하고 있고 기회가 자주 주어지는 것도 아니라는 생각에서 해보기로 마음먹었다. 이미 만들어져 있는 소설인데 그 소설을 놓고 드라마로 옮기는 일이 무에 그리 어려우랴, 생각했던 것도 사실이었다. 그러나 그 일은 생각처럼 그렇게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또 다른 창작의 세계가 거기 있었다. 드라마를 쓰고자 하는 사람이면 각색 작업을 꼭 해보라고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