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도 없는 고양이가 살아보겠다고 남의 집에 들어가 더부살이를 시작하는데, 사람보다 더 능청스럽고 사람보다 더 사람 같은 그 고양이에게 반해버린 것입니다.
그 고양이는 못된 주인에게 저주를 내리는 서양의 검은고양이와는 너무나 다른 동양의 여백을 느끼게 하는 고양이였으며, 어쩐지 술 한 잔을 마주하고 앉아도 이야기가 통할 것 같은 고양이였습니다. 물론 그 고양이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은, 작가 자신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이기도 하지만 어쨌든 이런 희한하고 발칙한 고양이도 다 있구나 하고 생각하게 만든 존재임에는 틀림없었습니다.
뭔가 읽는 사람까지 해탈의 경지에 빠져드는 것 같은 결말은 이 고양이가 지금 어느 또 다른 집에, 더욱 큰 깨달음을 얻는 고양이로 환생해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을 갖게 합니다.
독자 여러분들도 나쓰메 소세키 선생님의, 낭만적이고 삶의 진리를 아는 이 고양이를 꼭 만나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세상 살아가기 빡빡하다고 느껴질 때마다 불러내어 함께 맥주라도 한잔 주거니 받거니 하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