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안을 ‘르네상스 지식인’이라고 칭하는 이들이 여럿 있다. 그를 만나 대화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표현이다. 그의 정돈된 넓고 깊은 사유 세계는 그저 해박하다는 말로는 다 설명되지 않는다. 그를 만나 대화할 때마다 그가 풀어내는 학문의 향연에 몇 시간씩 빠져들곤 한다.
이 책은 ‘그리스도인에게 공부란 무엇인가’로 귀결된다. 여기서의 공부란 개인의 책상머리에서 이루어지는 지적인 노동만이 아니라, 시대를 읽고 분별하고 성찰하는 능력까지 포괄한다. 독자들은 이 책에서 그리스도인, 학자, 사상가 강영안이 읽어내는 지식 세계와 한국 기독교에 대해 흥미로운 답변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니라, 독자들이 처한 현실 속에서 지성과 신앙을 조화롭게 이어갈 수 있는 구체적인 통찰을 얻게 될 것이다. 또한 한국 기독교와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통해, 개인의 삶과 공동체의 미래를 더욱 풍요롭고 의미 있게 만들어가는 든든한 디딤돌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 대화가 신뢰할 수 있는 어른을 기대하는 한국 교회에 작지만 의미 있는 선물이 되기를 바란다.”
“이 책은 종교개혁을 중세와의 단절이라는 전형적인 틀에서 벗어나 중세와의 연속성에서 바라보고자 했던 공부의 결과물이다. 종교개혁사를 차별성보다는 공통성을 주제로 읽어야 하는 이유는 몇 가지 있다. 지중해 세계와 서유럽 세계의 종교 환경은 교파에 따라 독점적이거나 배타적이기보다는 공유하는 가치가 많았다. 그래서 이 책은 종교개혁을 프로테스탄트의 전유물로 여기기보다 그 느슨한 규정 아래 프로테스탄트와 가톨릭의 개혁과 쇄신의 움직임을 포괄하고자 했다.
우리에게 익숙한 종교개혁 서사는 교회의 부패와 부조리에 대한 쇄신, 개혁, 정화이다. 그간의 프로테스탄트 프로파간다는 부패한 가톨릭교회를 개혁하기 위해 마르틴 루터와 개혁가들의 운동이 발생했다고 본다. 자연스레 프로테스탄트가 주도하고 가톨릭이 반응하는 형태로 구도가 짜였다. 그런데 종교개혁의 예기치 않은 혹은 인식하지 못한 부산물은 특정한 종교적 신념의 생성과 강조로 인한 불관용의 제도화이다. 16세기는 그간 유럽 내에서 공존해 오던 타 종교를 배타적으로 차별하는 모습으로 드러나기도 했고, 체제 내의 신앙을 따르지 않는 이들을 해외로 추방하거나 마녀사냥으로 박해하기도 했다. 종교개혁은 종교 난민을 낳았다. 거의 모든 시기, 모든 지역의 종교개혁 운동에 관용의 문제가 핵심적인 문제로 등장했다. 그래서 이 책은 정화와 불관용, 사회규율과 국민국가의 형성이라는 관점으로 종교개혁을 읽어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