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이란 수천 년 전의 것이라도 그 시대의 벽을 넘어 미래와 소통할 수 있는 책을 이른다. 당시엔 조소와 비난에 시달렸으리라. 금서로 불태워진 이력도 있었으리라. 그러나 금서로 판정한 권력과 손가락질하던 사람들이 모두 한줌의 먼지로 사라진 바로 그 다음날 되살아나 빛나는 설득력으로 사람들 입에 회자되는 책이 고전이다. 오로지 고전에서만이 '과거는 오래된 미래'일 수 있다.
하나 또 어떤 이는 고전을 두고, '누구나 잘 알고 있지만, 누구도 잘 읽지 않는 책'이라고 비아냥대지 않았던가. <논어>도 이런 정의에 딱 맞는 고전이다. 잘못된 관습, 누추한 전통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을 뿐, 누구도 그 속내를 알려고 들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그러나 <논어> 속엔 사람이 사람다울 수 있는 근거, 사람답게 살 수 있는 문명의 풀무집이 들어 있다. 이것이 <논어>에 깃든 '과거 속의 미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