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봄이 왔다.
봄은 대자연의 은총이다. 자연의 질서는 어김없이 순환한다.
지난겨울 혹한 속에서도 거룩한 생명의 탄생은 시작되고 새싹들이 돋아나고 있다.
경이롭고 신비한 생명의 총아, 세상천지가 요동치고 있다.
나는 어느 계절보다 봄을 좋아하고 봄을 기다린다.
환희와 탄성이 꽃물결을 이루는 산야에는 온통 기쁨이 넘친다. 연초록 잎이 날로 짙어가는 이 봄날, 나는 외로워라.
한량없는 외로움이 산을 넘는다.
시를 쓴다는 것은 죽어있는 사물에도 생명을 불어넣듯 숭고하고 숙연한 일이다. 나이가 들어가는 탓일까!
조그맣고 하찮은 것에도 존귀한 생명에의 외경심을 불러일으킨다.
아침마다 눈만 뜨면 달려가는 말이산에도 초록빛이 완연하다. 철따라 무리 지어 피고 지는 들꽃들의 향연이 스치는 바람인 듯 형언할 수 없는 인생을 가르쳐 주는 것 같다.
살아온 날의 여섯 번째 흔적을 남긴다.
2022. 5. 따뜻한 봄날 저자 이명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