숱한 고난을 경험하고 참고 견뎌야 했으나, 마지막에 가서는 미치광이가 되지도 않았거니와 타락하지도 않고 어엿한 작가로 성장했다. 도대체 무엇이 나로 하여금 그토록 길고 지루한 암흑의 세월을 보낼 수 있게 지탱해주었을까? 그것은 바로 희망이었다.
악한 사람이 빚어내는 공포는 갈수록 줄어들기를 희망하지만, 귀신과 요괴들이 등장하는 옛날이야기나 괴담, 동화가 빚어내는 공포만큼은 사라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귀신과 요괴가 등장하는 옛날이야기와 동화야말로 미지의 세계에 대한 인간의 경외심과 아름다운 생활에 대한 지향을 가득 품은 것이며, 또한 문학과 예술의 씨앗을 품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작가의 말'에서)
초등학교 5학년 때 학업을 멈추고 농사일에 뛰어든 나는 마을에서 빌릴 수 있는 소설이란 소설은 죄다 빌려 읽었다. 소년기의 독서는 훗날 나의 창작에 대단히 유용하게 쓰였다. 하지만 그때 내가 빌릴 수 있는 책은 너무 적었다. 그 밖에 당시 각 마을에는 우리 할아버지와 할머니처럼 입담이 좋은 사람들이 있어서 그들이 해준 이야기도 나중에 내 글쓰기 소재가 되었다. 민간에 구술되는 이야기는 문학의 원천이다. 내가 어렸을 때 들은 이야기들은 모두 귀신과 요괴에 관한 것이었다.
상상력이란 무엇일까? 설명하려니 다소 까다롭다. 어떤 사람은 늘 비현실적인 생각을 하지만 터무니없는 생각을 상상력이라 할 수는 없다. 소설가와 관련해서 말하자면 상상력은 반드시 풍부한 삶의 경험 위에 세워지고 수많은 독창적인 묘사를 통해 구현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생활을 관찰하는 기술에 정통해야 하는데, 사람들은 매일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물을 보지만 수박 겉핥기식 관찰은 별로 쓸모없고 다른 사람이 관찰하지 못하는 걸 관찰해야 한다. 소설은 이야기를 서술할 뿐 아니라 플롯에 따라 한 걸음씩 나아가야 하며 더 중요하게는 상상력과 경험에 힘입어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는 디테일을 무수히 써내야 한다. 바로 그런 디테일이 이야기에 신빙성을 부여하고 인물을 살아 숨 쉬게 한다.
옛날을 돌아보면 난 확실히 배고픔과 외로움과 두려움 속에서 자랐으며 수많은 고난을 겪고 참아내야 했다. 하지만 결국 미치지도 타락하지도 않았고 소설 쓰는 사람이 되기까지 했다. 대체 무엇이 그 기나긴 세월을 지탱하게 해줬을까? 그것은 바로 희망이었다. 두려움 속에서 희망은 어둠 속의 불빛처럼 우리 앞의 길을 비추고 우리에게 두려움과 싸워 이길 용기를 준다. 난 미래에는 악인이 주는 두려움이 줄고 귀신 이야기와 동화가 주는 두려움은 사라지지 않기를 희망한다. 왜냐하면 귀신 이야기와 동화에는 인류의 미지의 세계에 대한 경외와 아름다운 삶에 대한 동경이 가득하고 또 문학과 예술의 씨앗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소설은 1987년부터 창작하기 시작해서 1989년에 완성한 작품입니다. 이 작품을 통해 풀을 먹는 행위로 영혼을 정화시키겠다는 강렬한 희망과 자연에 대한 경외감과 복종심을 표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또 물갈퀴에 대한 막연한 공포감, 성애(性愛)와 폭력에 대한 시각을 표현했고, 전설과 신화에 대한 견해와 함께 자연스레 사랑과 한을 표출했습니다. 동시에 발가벗겨진 내 자신의 영혼, 추악한 것과 아름다운 것, 밝음과 어둠, 수면 위에 떠 있는 얼음과 수면 아래에 잠겨 있는 얼음, 그리고 꿈과 현실을 그리려고 노력했습니다.
이 소설은 1987년부터 창작하기 시작해서 1989년에 완성한 작품입니다. 이 작품을 통해 풀을 먹는 행위로 영혼을 정화시키겠다는 강렬한 희망과 자연에 대한 경외감과 복종심을 표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또 물갈퀴에 대한 막연한 공포감, 성애(性愛)와 폭력에 대한 시각을 표현했고, 전설과 신화에 대한 견해와 함께 자연스레 사랑과 한을 표출했습니다. 동시에 발가벗겨진 내 자신의 영혼, 추악한 것과 아름다운 것, 밝음과 어둠, 수면 위에 떠 있는 얼음과 수면 아래에 잠겨 있는 얼음, 그리고 꿈과 현실을 그리려고 노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