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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이름:김중일

성별:남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77년, 대한민국 서울

최근작
2022년 7월 <가장 큰 직업으로서의 시인>

가장 큰 직업으로서의 시인

수상소감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이다. 앞서 꾸준히 초연했던 것처럼 말했지만 늘 지속가능성에 대해서 생각한다. 기대치 않게, 지금까지 잘 가고 있다는 이정표를 만났다. ‘현대시작품상’이다. 『현대시』는 내가 습작 시절부터 매달 학교 도서관에서 자리 잡고 완독하던, 시인들에게는 그 자체로 상징성이 상당한 월간 시 전문지다. 내가 막 걸음마를 떼던 습작 시절 시작된 ‘현대시작품상’을 수상하게 될 것이라고는 당시에도 최근에도 예상치 못했다. 이 상의 첫 수상자는 김혜순 시인이다. 당시 시인께서는 지금의 나와 정확히 같은 나이였다. 그리고 이듬해 겨울 선생은 심사위원으로 내가 시인이 되도록 문을 열어주었다. 기분 탓이겠지만, 이런 작은 우연도 왠지 우연 같지가 않다. 여러모로 『현대시』는 예나 지금이나 내가 가닿지 못한 시에 대한 순전한 열정들의 정점에 있다고 생각되었다. 꿔다 놓은 보릿자루 같은 내가 그곳에서 함께 좀 그럴듯하게 어울리려면 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번 기회에 꾸준히 더 써 봐야겠다. 다시 ‘운’이 좋을 때까지.

국경꽃집

내가 잠들려고 했을 때, 아득히 비가 오기 시작했다. 저녁잠이 많은 집안의 정령들은 그제야 부스스 일어나, 창문이란 창문은 모두 닫았다. 그렇게 어젯밤, 내가 막 잠들려고 했을 때 우리집의 거대한 눈꺼풀 같은 창문도 무겁게 눈을 감았다. 그리고 집은 나와 함께 길고 긴 잠 속으로 빠져들었다. 내 침대까지 파도가 철썩거리며 밀려오는 꿈을 꾼다. 거대한 지구의 혓바닥인 파도는 밤새도록 내 침대를 핥고 있다. 꿈속에서 나는 자주 목이 말랐다. 숨이 턱까지 차오른 마라톤 주자처럼, 나는 수시로 꿈의 궤도에서 제멋대로 이탈해, 늘 무뚝뚝한 표정의 냉장고에 들러 목을 축이고, 다시 이를 악물고 꿈의 오르막길 속으로 뛰어들었다. 꿈의 장거리 코스를 완주한 만신창이인 내가 꿈자리에서 일어나 침대에 걸터앉으면, 발밑에는 생선가시처럼 앙상하게 버려진 기억들, 기억의 몸은 온데간데없고, 시간이란 호스피스는 잘도 기억을 안락사시킨다. 밤새 내리는 비가 새벽 창문에 자글자글한 주름을 만든다. 주름 많은 나의 창문들. 몽상이 덮고 잠든 차가운 이불. 내게 일용할 이야기를 준 친애하는 K군을 그리며, 현실의 거친 리듬 속을 함께 걸어준 이들을 위해, 나는 K군이 두고 간 모래시계를 다시 처음으로 돌려놓는다.

만약 우리의 시 속에 아침이 오지 않는다면

한 사람의 죽음이 가져오는 파장 또는 물결. 한 사람의 죽음이 일으키는 세상의 새 리듬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다. 한 사람의 죽음은 세상을 리셋시키고 재가동시킨다. 사랑하는 사람을 산으로 모시기 전에 입관식을 지켜본 적이 있다. 나무 관 속에 망자가 들어가자, 마치 새로운 건전지를 끼워 넣은 듯 내가 알던 세상이 전혀 다른 리듬으로 작동되기 시작했다. 슬프도록 경이로웠다. 그것은 좋거나 나쁘거나의 차원이 아니었다. 그저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고 있었다. 세상에 아직 죽은 이들 그리고 어린 이들과 함께 살아갈. 2022년 봄 김중일

창작의 비밀

“글쓰기는, 글쓰기를 방해하는 환경에 대한 ‘어떤 기록’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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