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의 오리엔탈리즘이 일본을 통해 복제되어 한국에 재이식된 우리 지식인들의 오리엔탈리즘은 서구의 원판이나 일본의 복제품보다 더 강고한 괴물이 되고 말았다. 일제의 식민지배가 사라진 지 오래고, 동서냉전이 종식된 지 한 세대가 흘렀는데도, 우리의 지식인들은 여전히 미국과 일본의 '영광스러운 유산'에 취해 있다. 그들은 권위주의 정권과 냉전시대의 차가운 흑백논리를 강요하면서, 날카롭게 날을 세운 '프로크루스테스(Procrustes)'의 각진 침대에 우리 모두를 묶는다.
“서구사회에서 이스라엘 비판은 곧 ‘혐오’로, 팔레스타인 연대는 곧 ‘반유대’로 환원되는 게 현실이다. 특히 영국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프랑스의 멜랑숑 등 좌파 정치인들은 이런 프레임의 희생양이었다. 동시에 독일처럼 홀로코스트의 역사에 강박을 느끼는 국가에서는, 이스라엘 정책 비판조차 ‘죄책감에 대한 배신’으로 해석된다. 이는 곧 정치적 비판의 자유 자체를 억압하며, 반시온주의와 반유대주의를 의도적으로 혼동시켜 반대자들을 침묵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