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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지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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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9월 <난치에서 완치로>

난치에서 완치로

첨단과 전통의 길목에서, 세포의 목소리를 듣다 원고를 모두 마치고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밖으로 나섭니다. 하늘은 어느새 붉은 노을로 물들고 낮과 밤이 몸을 바꾸는 시간, 저는 자연의 품으로 달립니다. 밤이 낮으로 바뀌는 아침에는 일출을 보며 수영을 하고, 진료 외에 남는 시간은 원장실에 틀어박혀 공부하고 모니터만 바라보며 글을 씁니다. 그리고 저녁이면 다시 노을과 바람을 느끼며 자전거를 탑니다. 컴퓨터라는 가장 인공적인 세계에서 쉼 없이 글을 쏟아내다가, 밤낮이 겹치는 순간 자연의 품으로 돌아가는 삶. 이 극과 극의 조우 속에서, 저는 지나온 제 인생을 가만히 반추해 봅니다. ‘나는 어릴 때부터 이 길과 인연이 있었던 걸까.’ 어린 시절의 저는 아토피와 비염, 만성 소화불량을 달고 살았습니다. 그런 저를 고치기 위해 어머니는 죽염과 뜸 같은 대체요법으로 몸을 다스려주셨고, 직접 정성스레 만든 발효음식을 먹이며 저를 키워내셨습니다. 몸으로 겪은 그 생생한 기억은 저를 자연스럽게 한의학의 길로 이끌었습니다. 한의사가 된 후, 저는 아프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가장 올바른 해결책’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갈망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제 성향상 내 몸과 마음을 먼저 알기 위해 20, 30대를 마음공부와 형이상학, 운동에 매진하며 보냈습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환자를 제대로 치료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나만의 생활방식이라 여기며 살아가던 중 지천명인 쉰을 앞두고 저는 운명처럼 이 공부와 치료법을 만났습니다. 과학적 지식의 최전선에 있는 최신 논문들을 탐독하며, 세포의 관점에서 질병이 치유되는 메커니즘을 연구해보니, 놀랍게도 그 첨단 과학의 끝에서 제가 마주한 정답은 아주 오래된 전통 속에 있었습니다. 수천년 전 고대에서부터 내려온‘공복을 통한 자연치유’그리고 어머니의 손맛으로 기억되던 전통 식품의학의 정수 ‘발효’가장 현대적인 과학이 가장 고전적인 전통과 맞닿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평생 두 개의 기둥으로 삼았던 운동과 마음공부 또한, 환자를 극적으로 치유할 수 있는 최상의 해결책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정말 난치병이 좋아질 수 있을까.’ 반신반의하며 난치병 환자와 함께 이 프로그램을 직접 체험한 후, 제 삶은 또 한 번 극적인 변화를 겪었습니다. 체중이 13킬로그램 빠졌고, 환절기마다 생기던 감기나 비염도 사라졌습니다. 대신 설탕, 과당 등 몸에 안 좋은 음식을 먹으면 가려움증이 생겨, 이제는 안 좋은 음식을 감별해내는 인간 센서가 되었습니다. 공복이 지닌 치유의 힘을 몸으로 터득한 후에야, 저는 비로소 건생병사 5과제야말로 환자를 제대로 치료하는 최고의, 절대적인 치료법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건생병사 5과제’는 흩어져 있던 제 삶의 구슬들을 하나로 꿴, 제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환자 치유의 가장 큰 비밀이었습니다. 소우주인 인간을 치료하기 위해 세포 하나하나라는 미시(Micro)의 세계를 들여다보았더니, 결국 그것은 자연의 순리라는 거시(Macro)의 세계와 맞닿아 있었습니다. 컴퓨터 앞에서 파고든 최신 논문과 자전거를 타며 몸으로 느끼는 자연의 리듬이 결국 하나의 답을 가리키고 있었던 것입니다. 결국 제 평생을 지탱해 온 발효와 운동과 마음공부, 그리고 이제야 찾아낸 공복의 마법, 이들이 앞으로 저의 사명감이 나아갈 활로가 되어주었다는 사실에 가슴이 벅차올랐습니다. 본래 사람을 꺼리고 혼자 있기를 좋아했던 제가, 이제는 뜻을 함께하는 동료 한의사들과 학문을 논하고 임상 체험을 나누며 함께 연구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이 또한 제 인생에 선물 받은 아름다운‘극과 극의 만남’입니다. 이제 나이 오십을 바라보며 제 인생의 큰 챕터 하나를 감사히 덮으려 합니다. 이리저리 방황하며 저 혼자 정답을 찾아 헤매고 구슬만 흩뿌리던 젊은 날의 챕터는 이제 끝이 났습니다. 새로 열릴 다음 챕터에서 저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닙니다. 하늘과 맞닿은 올바른 길을, 같은 뜻을 가진 소중한 이들과 묵묵히 걸어가고자 합니다. 모든 사람이 질병의 고통에서 벗어나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발효와 공복, 운동, 마음치료가 가진 그 놀라운 치유의 비밀을 세상에 널리 알리는 것이 제 남은 삶의 지도입니다. 이 책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수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매 순간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곁을 지켜준 동료들이 있었기에 버틸 수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 아픈 저를 발효와 자연치료로 키워내시어 자연의 가치를 몸소 깨닫게 해주신 부모님께 깊은 사랑을 전합니다. 그리고 부족한 제가 올바른 길을 최선을 다해 걸어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신 저의 모든 스승님께 고개 숙여 감사의 마음을 바칩니다. 수처작주 입처개진.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연구하고 널리 진리를 밝히겠습니다. 모두에게 이 책이 스스로 치유하는 몸의 기적을 만나는 작은 마중물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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