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아내에게 조심스럽게 물어보았습니다.
“여보, 개척 이야기를 책으로 한번 써 볼까?”
아내는 잠시 웃더니 이렇게 말했습니다.
“당신이 책을 쓰면… 사 볼 사람이 있을까요?”
그 말을 듣고 저도 웃었습니다. 어쩌면 너무나 솔직한 말이었기 때문입니다. 생각해 보면 저는 거창한 이야기를 가진 사람이 아닙니다. 흙먼지가 날리던 시멘트 바닥 위에서 교회를 시작했습니다. 예배당에는 의자 몇 개와 작은 강대상 하나뿐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공간에서 예배를 드리던 사람은 단 다섯 명, 바로 우리 가족이었습니다. 그때 저는 자주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 교회에는 언제 사람이 올까?’ 사실은 더 솔직하게 말하면 이랬습니다. ‘하나님, 한 사람만 보내 주시면 안 될까요?’ 그 한 사람을 기다리던 시간이 불과 2년 전의 일입니다.
예배 시간에 문이 열리기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혹시 누군가 들어올까 싶어서였습니다. 심지어 이런 생각도 했습니다. ‘지나가던 강아지라도 예배당에 들어오면 좋겠다.’ 지금 생각하면 웃음이 나지만 그때는 그만큼 간절했습니다. 그런 시간을 보내던 제가 아내에게 “책을 써 볼까?”라고 물었으니 아내가 웃을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한 가지를 믿습니다. 하나님의 교회는 반드시 자라난다는 사실입니다. 왜냐하면 교회의 주인은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이시기 때문입니다. 교회의 주인이신 하나님께서는 각 목회자에게 서로 다른 달란트를 주십니다. 그리고 그 달란트를 통해 교회를 섬기게 하십니다.
그래서 저는 개척을 시작하면서 오랫동안 스스로에게 질문했습니다. “나는 어떤 목회를 해야 할까?” “나는 무엇을 가장 잘할 수 있을까?” “하나님은 나에게 어떤 사역을 맡기셨을까?” 그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지난 사역의 시간을 천천히 돌아보았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저는 아이들을 정말 좋아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할 때 하나님께서 많은 열매를 보여주셨다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결심했습니다.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사역에 모든 것을 걸어 보자.” 사실 다른 선택지는 없었습니다. 다른 사역을 잘할 자신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미래 세대 사역에 모든 에너지와 시간을 쏟아붓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그때 저는 이미 뒤로 돌아갈 길도 없어졌습니다. 개척을 위해 섬기던 교회를 사임했기 때문입니다. 마치 모세가 홍해를 건넌 뒤 다시 물이 흘러 이집트로 돌아갈 수 없게 된 것처럼 말입니다.
그래서 저는 개척을 시작하면서 스스로에게 계속해서 질문했습니다. 그리고 이 질문은 지금도 여전히 제 마음속에 있습니다.
“내가 믿는 하나님은 지금도 살아 계셔서 역사하시는 분인가?”
“우리 하나님은 지금도 만나와 메추라기로 자녀들을 먹이시는 분인가?”
“말씀으로 천지를 창조하신 하나님은 지금도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교회를 세우실 수 있는 분인가?”
저는 그 질문의 답을 찾아가며 지금도 한 걸음씩 걸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서 하나님은 저에게 하나씩 깨닫게 해 주셨습니다. 어떤 날은 눈물로, 어떤 날은 기적으로, 어떤 날은 너무도 평범한 일상 속에서 하나님은 조용히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하고 있다.”
돌이켜 보면 이 책에 담긴 이야기들은 대단한 성공담이 아닙니다. 오히려 작고 부족한 개척교회에서 목사와 사모가 울고 웃으며 걸어온 아주 평범한 이야기들입니다. 하지만 그 평범한 이야기 속에서 저는 한 가지 사실을 분명히 보았습니다. 하나님이 역사하시면 불가능한 일은 없다는 사실입니다. 저는 그 사실을 매일매일 경험하며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앞으로가 더 기대됩니다. 10년 뒤 더원교회는 어떤 모습이 되어 있을까? 개척 초기의 모습, 지금의 모습, 그리고 앞으로의 모습을 통해 내가 믿는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세상에 보여주고 싶습니다.
사실 가까이에서 지켜본 제 아내는 잘 알지만, 저는 특별히 잘하는 것이 많은 사람이 아닙니다. 개척교회 목사로서도 여전히 부족한 사람입니다. 그런데도 만약 더원교회가 부흥하게 된다면 그것은 분명 제가 잘해서가 아닐 것입니다. 모든 것은 하나님께서 하신 일일 것입니다.
그래서 언젠가 주님 앞에 서는 날이 오면 저는 이렇게 고백하고 싶습니다.
“모든 영광과 존귀와 찬양과 경배를 주님께 올려드립니다.”
“이 책은 한 개척교회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도 살아 역사하시는 하나님에 대한 작은 증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