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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김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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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7월 <저무는 게 아니라 깊어지는 중>

저무는 게 아니라 깊어지는 중

들어가는 글 온유한 비판자 유아세례를 받은 뒤 저는 줄곧 성당과 함께 자랐습니다. 어린 시절, 신앙의 의미를 깊이 알지 못했어도 성당에서 보내는 시간이 좋았지요. 차가운 마룻바닥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성탄제를 준비하던 초등부 시절, 잠시 성당과 멀어졌던 중등부, 그러다 고등부 때 성가대원이 되며 성당은 다시 즐거운 공간이 되었습니다. 성가를 부르고 있노라면 음표 위에 상상이 더해지며 제 안의 명랑함이 되살아나는 듯했지요. 매주 들었던 성경 말씀과 신부님의 강론도 어느새 가랑비처럼 몸과 마음에 스몄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겸손’의 의미를 잘못 이해했던가 봅니다. 사람들 앞에서 저를 드러내지 않는 게 신앙인의 자세라고 생각해 저를 낮출수록 하느님께 더 가까워질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제 감정과 재능을 감추는 게 미덕인 줄 알았으며, 교회 안에서 당당하게 역할을 수행하거나 앞서는 사람들을 교만하다고 판단했지요. 돌아보면 그것은 겸손이 아닌 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한 모습이었습니다. 『저무는 게 아니라 깊어지는 중』에는 제가 삶을 살며 맞닥뜨린 인상적인 장면들이 담겨 있습니다. 주님의 말씀 안에서 한 사람을 만나 가정을 이루고, 아이들과 함께 성장한 이야기이지요. 저와 주변의 이야기를 ‘온유한 비판’의 시선으로 담아냈습니다. “깊은 신심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 중 가장 나쁜 것은 잘못된 겸손 개념으로 내몰아 가는 것이다. 자신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것, 그리고 자신을 파괴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안셀름 그륀 신부님의 『참 소중한 나』 라는 저서 중 위 구절을 읽으며, 저를 돌아보게 됐지요. 그러다 【정예서 함께성장인문학연구원】에서 연구원으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나를 탐구하는 첫 번째 단계인 치유코칭 백일 쓰기, 두 번째 단계인 동서양 고전을 읽는 인문의 숲, 그리고 세 번째 단계에서 책을 쓰게 됐지요. 2년간 다양한 분야의 양서를 접하며, 저는 훌쩍 성장했습니다. 사회와 가족안의 나를 만나며, 수없는 글을 쓰고 읽었습니다. 또 ‘백일 쓰기’ 중 감정골짜기에 숨겨놓은 수많은 ‘억압’을 만났습니다. 그러니 ‘저’ 에 관한 글을 쓰기는 쉽지 않았지요. 앞서 말씀드렸던 ‘나다움의 오해’가 결국 겸손한 사람이 돼야 한다는, 그릇된 ‘자기상’을 빚어낸겁니다. 어른의 말에 순응하려 감정을 억압했던 거지요. 습관적 ‘폄하’가 실은 교만의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그제야 ‘저를 그대로 보여주는 게 또 다른 겸손’이라는 걸 인지했습니다. 그 후, 솔직한 제 모습을 드러내려 노력하며, 타인에 대한 이해도 깊어졌지요. 성경 말씀을 깊이 묵상하며 신앙 또한 성장하게 된 계기였습니다. 『저물어 가는 게 아니라 깊어지는 중』, 이 책에는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제가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 나이 듦의 순기능, 이웃과 하느님께 더 가까이 가는 성경 말씀이 실려 있습니다. 제가 그랬듯 신앙생활 중 방향성을 잃거나 생의 주기를 거치며 혼란을 겪는 분들께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원고를 정성껏 여몄습니다. 가능하면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려 했던 제가 세상과 소통하는 첫걸음인 이 책이, 팍팍한 현실에서 ‘신심’을 지펴주는 불쏘시개가 되길 바랍니다. 늘 사랑이신 주님께서는 우리의 허물을 감싸 부족함을 채워주십니다. 주님의 관대함과 인도하심을 믿고, 오늘도 힘차게 세상을 걷고 계실 독자 여러분. 주님의 말씀이 창과 방패가 되는 일상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6월의 강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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