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정말 이 지긋지긋한 삶, 고작 한 번도 원하는 것을 주질 않네. 내놓으라는 죽음은 어딜 가고 느닷없이 뜨겁게 타오르는 삶을 내던졌다. 머리가 익어버릴 것만 같았다. 정말이지 징그럽게 아름다운 꽃들이었다. 이런 젠장, 죽기 위해 떠난 프랑스에서 삶이라는 덤터기를 써버린 것이다.
뜨거운 햇살 아래 찬란히 빛나던 꽃들에게 받은 그 위로가 심장에 새겨져 장렬하게 죽음을 실패하고야 말았다.
행복 앞에서 여전히 죽음을 떠올리는 날들이 창피하지만, 아직 이 삶을 살아야 하는 이유를 찾지 못했다. 그러나 아직은 죽을 수 없다. 뜨거운 햇살로 심장에 새긴 꽃의 위로를 지우기 전까지는, 더 살아갈 수밖에. 어떤 낙인은 축복이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