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어 사전』은 읽는 이가 눈빛으로 건네는 두드림으로부터 열리기 시작할 것이다. 열린 단어에게로 마음을 주면, 마음에 닫혀 있던 이야기들이 흘러나오기 시작한다. 우리는 그것을 듣고 말해주기도 하면서 차근차근 이 두드림을 겨울의 리듬, 삶의 운율로 간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춥지만 덮을 것이 많이 있는 여기. 누군가 먼저 보낸 겨울로부터 새 우표를 붙여, 이야기가 이야기에게로 전해지는 작은 모험. 여기는 푸르른 보리가 깨어나기로 결심한 새하얀 눈 이불 속이다.
2025년 11월
눈부신 겨울을 깨우며, 아침달 편집부 - 기획의 말
책은 혼자 갈 수 없는 말들의 여정에 동행한다. 서로를 업고, 때로는 부축하며, 언젠가는 멀찍이 떨어져 그림자밟기를 하며. 말없이 동행하는 이 여름의 단어들이 다가올 여름을 마중하고, 지나간 여름을 배웅할 것이다. 무심코 펼친 단어와 우정을 나누다가 때론 나의 이야기를 돌려주면서.
읽자마자 잊히는 단어들 사이에서도 끝내 사운거리는 단어의 꼬리를 잡는 여름. 차갑게 짓고 있던 얼굴에서 뜨거운 뺨을 꺼내어 함께 부대끼는 일. 이 책은 우리가 끝말잇기처럼 여름의 단어를 서로 엮어다 여름을 함께 움직여보았다는 뜻일 테다. 단어 안에서 만나본 적 있다는 약속의 징표이자, 시간에 다가서는 새로운 자세. 여름도 내내 궁금해할 것이다. 우리 마음속 맑게 헹군 단어, 어디에서 시작되어 어떻게 기억하고 있었는지.
2025년 6월 - 기획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