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헤더배너
상품평점 help

분류

이름:김만수

성별:남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55년, 대한민국 포항

최근작
2023년 9월 <나의 수많은 근처들>

나의 수많은 근처들

수많은 근처의 근처로 얼쩡거렸다. 거기에는 철 따라 파랑 달개비꽃이 피었고 눈설레가 쳤다. 눈물과 그리움의 안개 자욱했다. 그늘 속 근처들은 자주 가득 차 있거나 텅 비어 있는 것인데 그들은 잠들어 있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무슨 신호를 날려 보내고 있었다. 낡고 상한 나를 데리고 가만히 근처의 근처로 선다. 열 권의 재미없는 시집을 내면서 늘 푸르게 깨어있는 그들에게 부끄럽고 미안했다. 노을 젖은 사소하고 아무것도 아닌 나를 데리고 다시 나의 수많은 근처의 근처로 선다. 자꾸 뒤돌아봐야 할 것들 따라오고 있다. 2023년 9월 시향채에서

목련 기차

갇힌 몸이 다시 갇혔다. 햇살의 통로가 보이지 않는다. 차갑고 날카로운 불꽃이 하얗게 봉해진 입을 숨긴 사람들 사이로 붕붕 떠다니고 있다. 제비산길 언덕을 내려온 지 두어 해가 지났다 아직도 그리운 바다에 가 닿지 못하고 낡은 골목 안에 얼쩡이고 있다. 갇힘과 풀림 그 분탕스런 무질서의 틈새로 청계淸溪, 푸른 바람 소리 물소리 번지는 아침 무거운 그늘을 씻고 유목의 언어들을 꿰어 다시 매듭을 묶는다. 저만치 소리 없이 목련 기차 또 오고 있다. 2020년 초가을 시향채에서

바닷가 부족들

매일 새벽 푸른 물자락을 젖히며 얕은 내 숲을 열러 오신다 아버지 그가 낳은 알이 숲의 가장자리에 바닷가 부족들과 함께 살아있기 때문이다 많은 날들을 바다 뒤에 숨어 중얼거리고 웅성거리느라 고 푸르고 맑은 것들과 눈 맞추지 못했다 나는 다시 숲을 일으켜 세우고 물가에 내려선다 등 푸른 고등어로 살다 가신 아버지께 이 시집을 바친다 2013년 여름, 설머리에서

아픈 나무에서 아픈 나무들 본다

하얀 마스크를 쓴 나무 아픈 나무들 즐비하다 나도 여러 번 찔리고 몇 번을 갇혔다 길은 보이질 않고 아픈 나무에서 아픈 나무들 본다 길을 끊어버린 푸른 벼랑 위 메테오라 수도원 늙은 수사修士의 저녁기도 소리 내려오는 서쪽으로 소리를 잃어버린 귀를 세운다 가만히 고요하다 2022년 가을 시향채에서

풀의 사원

몇 해 전 가을 그늘이 깊었다 해마다 파던 가을 구덩이를 팔 수 없었다 그늘의 그늘을 뒤집어쓰고 웅크렸다 소소리바람 따라 청계 봄빛이 오고 여우비 따라 도라지꽃이 피었다 환했다 붉은 개미들이 접힌 길을 내밀었다 팍팍하고 먼 길 보인다 이제 낡은 식권들을 제비산길 숲정에 묻고 유목의 언어들을 몰고 그리운 바다로 가고자 한다 가만히 일렁이며 잠들지 않으려 한다 2017년 가을 영일대에서

가나다별 l l l l l l l l l l l l l l 기타
국내문학상수상자
국내어린이문학상수상자
해외문학상수상자
해외어린이문학상수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