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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퇴직을 한 70세의 아버지와 요리가 특기인 69세의 어머니, 그리고 아직 독신인 40세의 딸이 한집에 산다. 그리고 아버지가 고희를 맞으면서 이 가족의 평균 연령은 60세가 된다. 여자공감만화로 유명한 마스다 미리가 새롭게 선보인 신작 만화는 바로 이러한 고령화 사회, 저출산, 만혼, 비혼 등의 단어로 이루어져 있다.
최근 헬스장에 다니기 시작한 아버지는 젊은이들의 상큼함에 기분이 좋은 반면 그들과는 사뭇 다른 본인의 모습에 주눅이 든다. 옷장 정리를 하던 어머니는 돌아가신 자신의 어머니의 스웨터를 발견하고는 엄마, 라고 나지막이 불러본다. 40대가 된 딸은 이제 긴 머리, 무릎 위 스커트, 민소매와 이별하고 곧 돋보기와 만나게 될 것 같아 불안하다.
각자의 인생을 열심히 살아왔지만, 어느새 나이가 들어버린 나의 모습이 낯설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 안에는 여전히 반짝이는 행복과 즐거움이 있다. 어쩌면 멀지 않은 우리의 미래, 아니 벌써 다가왔는지도 모르는 고령화 사회의 일상을 마스다 미리 특유의 시선으로 따뜻하게 그려낸다. 울컥하고 마음이 가라앉다가도 소소한 웃음을 주는 참 좋은 만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