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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득히 깊은 바닷속, 1억 5천만 킬로미터를 초속 3억 미터에 가까운 속도로 날아온 빛들도 닿지 못하는 어둠 속에 눈발이 짙어졌다. 처음에 나무수염아귀는 고래가 죽었나 보다 생각했다. 어둡고 춥고 적막한 심해에 내리는 생명의 찬가. 심해의 풍요로운 양식이 될 고래의 살과 지느러미, 피와 눈알, 아가미. 하지만 이내 뭔가 다르다는 것을 직감한다. “고래는 아니야. 텁텁해.” 천 년인지 만 년인지 모를 오랜 세월을 살아오며 대양의 역사 그 자체라고 할 만한 관해파리씨는 이 눈이 한 마을에만 내리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옆 마을에도, 앞 마을에도, 그 뒷 마을에도 눈이 내렸다. 얼마나 많은 생명이 죽음을 맞이했기에 심해 속 모든 마을에 눈이 내리는 것일까. 그들이 알기로 그렇게 큰 종족은 하나 뿐이다. 썩지 않는 물질을 배설하는 괴물들, 인간이다.
한국 SF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김보영이 5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 소설집. 2020년대에 발표한 9편의 단편을 모아 생태, 상실, 회복, 기술 문명 등 현대적 문제를 깊이 있게 다룬다. 로제타상 후보작이자 표제작인 〈고래눈이 내리다〉를 비롯해, 우주 생명체의 생존과 생태 회복을 그린 〈귀신숲이 내리다〉, 죽음을 새로운 세계로 바라보는 〈봄으로 가는 문〉 등 각 단편은 우열과 성별, 정상/비정상 등의 양비론을 뒤집고 인간중심의 세계관을 극복하며 새로운 차원으로 나아가는 상상력을 펼쳐 보인다. 익숙한 질문을 새로운 시선으로 풀어내는 이 책은 우리 시대 SF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