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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있어서 주게무의 여름 방치된 믿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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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들을 쓰며 매일 죽고 죽었다"
김혜순 죽음 트릴로지
김혜순 지음 / 문학과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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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세계가 함께 읽는 시인이다. 2019년 캐나다 그리핀 시문학상 수상, 2024년 전미도서비평가협회(NBCC)상 수상, 2025년 미국예술·과학 아카데미(AAAS)의 회원으로 선출된 시인, 김혜순의 대표작 죽음 3부작이 그의 급진적인 언어에 어울리는 '들린(Bewitched)' 옷을 입었다. 2025년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처음 공개된 '김혜순 죽음 트릴로지'라는 붉은 책이다. 1권 <죽음의 자서전>이 인쇄된 검정면에서 시작해 2권 <날개 환상통>의 회색면을 지나 3권 <지구가 죽으면 달은 누굴 돌지?>의 흰 종이까지 점차 밝아오는 배면의 물성부터 시적이라 꼭 한 권쯤 서재에 두고 싶은 책이다. 죽음 같은 잠에서 깨어나듯, 장례를 치르고 흰 세계로 가듯 배면을 밝히며 시가 난다.


엄마의 죽음을 다룬 시집 뒤에 산문 < 죽음의 엄마>가 배치되어 의미가 다시 만들어진다. 뉴욕타임스에 소개된 <고잉 고잉 곤(Going Going Gone)>을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일본어, 중국어로 번역해 실은 편집 등도 돋보여 꼭 실제로 쥐어보고 펼쳐보길 권하고 싶은 시집이다.

나는 시들을 쓰며 매일 죽고 죽었다.
하지만 다시 하루하루 일어나게 만든 것도
이미지와 리듬을 주머니에 넣고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시인의 말 중)

시인이 지하철역에서 갑자기 몸이 무너지며 쓰러지는 '죽음' 직전의 경험을 한 것이 <죽음의 자서전>의 시작이었다. 한번 발을 담근 이의 눈에는 이제 다른 죽음이, 엄마와 국가폭력과 불타는 세계가 보인다. '죽음이 우리 앞뒤에 있기에 우리의 영혼은 평등'(시인의 말 중)하다고, 죽음을 노래하는 시의 가락을 타고 시하고 새하며 우리는 죽고 죽으며 살고 산다. - 시 MD 김효선
이 책의 한 문장
시 한 편 한 편은 장례다. 불가능한 애도다. 나는 장례를 계속해서 시도한다. 나는 엄마의 죽음은 글쓰기로밖에는 담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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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도 마음이 따뜻할 수 있을까?"
네가 있어서
한여름과 한겨울 지음, 권남희 옮김 / 책읽는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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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인기 작가 한여름의 신작 그림책이 출간됐다. 일본에서 먼저 선보여 큰 사랑을 받은 이 책은, 알라딘 북펀드 500% 달성으로 국내 출간 전부터 화제를 모았으며, 곧 열릴 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에서도 독자들과 직접 만날 예정이다.

책은 펭귄 ‘한여름’과 고양이 ‘한겨울’의 작고 귀여운 이야기로, 수채화처럼 번지는 부드러운 그림과 함께 서툰 하루를 살아가는 서로를 향한 다정하고 포근한 말들이 담겨 있다.
“나는 왜 이렇게 눈물이 많을까.”
“괜찮지 않은데, 자꾸 괜찮은 척하게 돼.”
이 책은 그런 마음 여린 이들에게 조심스럽고 천천히 말을 건넨다.

아이에게는 감정을 배우는 다정한 이야기로, 어른에게는 ‘너라서 괜찮아’라고 말해주는 위로로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모두의 하루를 부드럽게 감싸안는다. 지친 날, 조금 느슨하게 조금 여유롭게 자신을 돌보는 것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책. - 유아 MD 권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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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번뿐인 찬란한 여름 방학"
주게무의 여름
모가미 잇페이 지음, 마메 이케다 그림, 고향옥 옮김 / 다산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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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이 점점 약해지는 '근위축증'을 앓고 있지만 만담가, 의사, 우주 비행사, 가수가 꿈인 가쓰. 야마와 슈와 아킨은, 가쓰가 병이 깊어지면 걸을 수 없다는 것도, 오래 살지 못한다는 것도 안다. 가쓰의 제안으로 네 명의 소년들은 뜨거운 태양 아래 특별한 모험을 하며 여름 방학을 보내기로 한다.

생김새도 성격도 꿈마저도 제각각인 아이들 넷이 가쓰 집에 올망졸망 모여 계획을 짜고, 모험하며, 한껏 즐기는 모습이 영화 속 장면처럼 그려진다. 가쓰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현실을 마주하지만, 소년들은 가벼운 농담을 주고받으며 신나게 웃고 놀며 빛나는 우정을 이어간다. 여름의 냄새, 여름의 맛, 여름의 공기를 온몸으로 느끼게 해주는 여름을 위한 동화 <주게무의 여름>. 마지막 장을 덮은 뒤에도 소년들의 싱그러운 웃음과 용기, 그리고 찬란한 순간들이 오랫동안 마음을 따뜻하게 비춘다. - 어린이 MD 송진경
추천사
전 세계의 땅에 눕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슈처럼, 근위축증과 싸우고 있지만 만담가로 세상을 웃기고 싶은 가쓰처럼 재미로 세상을 호령하며 살아가겠다고 다짐하게 만드는 이야기다. 지금 우리 어린이에게 필요한 것은 ‘주게무의 여름’처럼 큼지막한 용기다. 그 용기를 만든 것이 우정이라는 걸 생각한다. 세상의 모든 친구들에게 우정과 사랑의 시간이 천년의 칠엽수처럼 주어지기를 바란다. - 김지은 (아동문학평론가, <어린이는 멀리 간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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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하되 방치된 믿음, 무속의 사회학"
방치된 믿음
이성원.손영하.이서현 지음 / 바다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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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화된 종교와 달리 무속은 오랜 시간 미신이라 치부되어 외면당해 왔다. 하지만 동시에 무속은 우리 사회 곳곳에서, 권력과 자본, 개인의 불안까지 파고들며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우리 사회의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높은 곳까지 무속이 존재함에도 제도적으로 무속을 통제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방치된 믿음’이다. 이 책은 한국일보 탐사기획부 기자 세 명이 무속인 범죄 10년 치 판결문 320건을 전수 분석하고, 인왕산이나 계룡산 등 소위 용하다는 기도터를 찾아다니며 무당 52명과 무속 전문가 16명, 무속 범죄 피해자 다수를 인터뷰한 탐사 르포다. 무속 범죄 통계, 피해자와 무당의 사건 일지, 유튜브 점사 콘텐츠의 연출 실태 등은 무속이 단순한 ‘전통’이나 ‘풍습’을 넘어 거대한 시장이자 사회 구조의 일부임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저자들은 무당이 어떤 존재인지,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이른바 용하다는 산에 찾아가 그들과 함께 생활했다. 그곳에는 길흉화복을 예측하고 이승을 떠난 사람과 교통하는 무당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존속과 생활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그럼에도 떳떳하게 나서지 못하는 직업인으로서의 무당이 있었다. 하여 이 책은 단순 고발을 넘어 무속의 현실을 묻는다. 무속은 왜 방치되었고, 왜 관리되지 않는가? 왜 정부 정책과 통계에서조차 무속은 사각지대에 머무는가? 믿음과 착취가 뒤엉킨 무속 시장의 실태를 확인하고, 무속을 둘러싼 냉소와 맹신을 넘어 한국 사회가 외면해 온 믿음을 다시 들여다보게 만드는 책이다. - 사회과학 MD 박동명
이 책의 한 문장
무속 신앙은 단순히 전통 관습, 혹은 종교가 아니다. 특정한 삶의 형태이며 시장 경제의 산물이기도 하다. 무당들이 점집을 차리는 곳에는 공통된 특징이 있다. 돈이 돌고, 사람이 모이고, 역사가 흐른다. 논현동의 무당들은 입소문으로 손님을 받고, 고소득, 권력층 고객이 몰리며 점집 표식인 깃발도 필요 없다. 반면 미아동의 무당들은 오래전부터 터를 잡고 있던 나이 든 이들이 대부분이지만 이제는 손님이 줄어 점집들이 사라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