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큰물에서 놀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안 들어본 사람이 있을까. 어릴 때부터 우리는 더 큰 도시로, 가능하다면 서울로 가야 한다는 말을 자연스럽게 듣고 자란다. 대학도 직장도 서울에 있어야 더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고, 서울에서 살아본 경험이 있어야 더 넓은 세상을 안다고 여겨지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한국 사회에서 ‘서울 생활’은 단순히 사는 곳을 옮기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서울에 자리 잡았는지, 그렇지 못했는지가 때로는 한 사람의 성취와 가능성을 가늠하는 기준처럼 여겨진다.
그렇다면 서울에 살지 않으면 서울을 생각하지 않을 수 있을까. 많은 것들이 서울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사회에서 서울은 그곳에 사는 사람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도시가 아니다. 서울 밖에 살면서도 서울로 향하고, 어렵게 그 안에 들어와서는 낯섦을 느끼고, 떠난 뒤에도 다시 서울을 의식한다. 선망과 두려움, 불안과 안도처럼 서로 모순되는 마음이 한데 뒤섞인다. 어디에 있든, 우리는 저마다의 방식으로 이 도시와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성해나, 이기호, 김현, 현호정, 임선우, 김화진. 세대도, 살아온 곳도 다른 여섯 작가가 자신이 경험한 서울에 관해 이야기한다. 누군가에게 서울은 반드시 닿고 싶었던 곳이고, 누군가에게는 어렵게 도착하고도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는 곳이며, 또 누군가에게는 여전히 살아가는 일상의 공간이다. 저마다의 서울을 읽는 일은 어느 순간 내가 지나온 서울을 돌아보는 일이 된다. 책을 덮은 뒤, 각자에게 서울은 과연 어떤 얼굴로 남아 있을지 궁금해진다.
- 알라딘 에세이 MD 박진희
이 책의 한 문장
서울이 사람들을 채근하며 트랙으로 떠미는 것은 비극이지만, 하고 싶은 일이 명확한 사람들에게 그곳은 분명 에너지를 준다.
처음부터 거대한 세계관을 꿈꾸는 이야기는 드물다. 스파이더맨 역시 처음부터 거대한 세계관을 품고 태어난 영웅은 아니었다. 1962년 폐간이 예정된 잡지의 마지막 호에서 첫선을 보인 이야기였지만, 독자의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독자적인 연재가 시작되었고, 그 이야기는 수십 년에 걸쳐 새로운 인물과 이야기로 가지를 뻗으며 하나의 거대한 유니버스로 성장했다. '오백 년째 열다섯'이 걸어온 길이 꼭 그러하다. 한 권으로 끝날 줄 알았던 이야기는 독자의 간절한 요청과 작가의 상상력이 만나 세계관을 넓혀 갔고, 어느덧 1권에서 4권까지 이어졌다. 그리고 완간 일 년 뒤, 모두가 끝이라고 믿었던 자리에서 프리퀄이 걸어 나왔다. 하나의 세계가 가장 단단해지는 순간은 어쩌면 그 모든 것의 처음을 보여 줄 때이다. 30만 독자가 사랑한 세계가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 이 책은 마지막 퍼즐을 맞추듯 조용히 내놓는다.
이런 상상을 해본다. 이 세계가 영화나 드라마가 된다면 어떤 모습일까. 수백 년을 열다섯으로 살아온 소녀라는 설정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더 궁금한 것은 그 소녀가 어떤 배우의 얼굴로 스크린에 설지, 그리고 한 사람의 긴 생애가 서로 다른 시대의 풍경과 어떻게 겹쳐질지이다. 아마 누군가는 이 이야기를 보며 판타지를 떠올리고, 누군가는 역사극을 떠올리고, 또 누군가는 한 사람이 오래 살아간다는 것이 결국 무엇을 기억하고 무엇을 남기는 일인지 생각하게 될 것이다. 세계가 커질수록 그 세계의 시작이 궁금해진다. 우리가 사랑한 이야기의 '다음'을 기다리는 마음과 '처음'을 알고 싶은 마음은 어쩌면 같은 곳에서 비롯된다. 그래서 '다음'이 아니라 '처음'을 다시 만나는 일은 생각보다 특별하다. 오래 사랑받은 이야기일수록 마지막에 가서야 비로소 처음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기 때문이다.
- 알라딘 청소년 MD 김진해
저자의 말
"저는 40년이 넘는 시간을 살면서 세상이 조금씩 달라지는 모습을 지켜보았습니다. 앞으로 여러분이 살아갈 세상은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변할 거예요. 그러니 두려워하지 말고 마음껏 꿈꾸고, 마음껏 도전했으면 좋겠습니다. '오백 년째 열다섯'의 상상력이 그 여정에 작은 힘이 될 수 있다면 더없이 기쁘겠습니다."
아이도 어른도 마음만 먹으면 어디에서든 언제든 새를 자세히 관찰할 수 있다. <나는 오늘도 파리를 관찰합니다>의 저자 지젤 클라크슨이 이번에는 ‘새’로 시선을 옮겨 독자들에게 새 탐정가가 되어 보자고 제안하며 흥미진진하고 경이로운 새의 세계로 이끈다.
새 탐정가가 되는 법은 매우 간단하다. 관심을 갖고 관찰하기만 하면 된다. 관심을 두기 시작하면 등굣길 전깃줄 위, 집 근처 공원 호수, 매일 지나치는 놀이터 벤치까지… 익숙했던 곳에서 이전과 다른 풍경을 발견할 수 있다. 새를 찾고 관찰하는 즐거움이 평범한 일상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이 책은 일반적인 도감의 형태에서 벗어나 위트 넘치는 일러스트와 멘트를 더해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새의 몸 구석구석과 생태 전반에 관한 정보는 물론, 새를 안전하게 밖으로 내보내는 방법, 무서운 새를 만났을 때의 대처법, 둥지를 떠나는 새끼 새를 발견했을 때 할 일, 닭을 안아 올리는 방법도 알려 준다. “너는 어떤 새가 되고 싶어?”라는 기발한 질문까지 건넨다. 새의 세계를 들여다보며 스스로 새가 되어 보는 상상을 한다는 것, 얼마나 즐겁고 특별한 일인가? 화려한 컬러감의 일러스트를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좋다.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면 매일 똑같아 보이던 일상에서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새롭고 특별한 순간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 알라딘 어린이 MD 송진경
유럽을 중심으로 한 ‘서양’의 뿌리는 흔히 고대 그리스·로마에서 비롯되었다고 설명된다. 서양 문화가 그리스·로마의 사상과 가치 위에 확립됐고, 유럽에서 중세에 상실되었다가 르네상스를 통해 재발견됐다는 식이다. 특정한 장소에서 고유의 역사와 항구적 특징을 지닌 특정 인간 집단이 자체적인 발전 동인에 의해 스스로 만들어낸 ‘문명’을 역사의 주체로 이해하는 ‘문명적 사고’의 연장선상에서 개별 사회에 내재한 문화적 특징들을 구별하고 서열을 매기는 데 집중했던 19세기 유럽 지식인들의 영향력은 제국주의 시대와 동서 냉전의 시대, 그 이후 오늘날까지 면면히 이어진다. 이러한 문명적 사고는 인간 사회들 사이에 항구적이고 유의미한 차이가 있다는 가정이 내재해 있으며, 그 가정은 실제로 오늘날 다종다양한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케임브리지 대학교의 고대사 교수인 저자는 단일하고 순수한 서양 또는 유럽 문화는 한 번도 존재한 적이 없다고 말한다. 저자는 그리스인과 로마인에게도 다른 장소들, 더 오래된 종족들에게 뿌리를 둔 그들만의 역사가 있으며, 그들이 타지에서 온 사상과 기술 대부분을 응용했다는 증거로 메소포타미아에서 온 법률과 문학, 이집트에서 유래한 석상, 아시리아의 관개 기술, 레반트에서 온 알파벳 등을 꼽는다. 그리고 청동기 시대부터 대항해 시대까지 여러 사회가 만나고 얽히고 때로는 멀어져가면서 지금 ‘서양’이라고 부르는 것을 만든 관계들을 30개 장, 600여 페이지 동안 면밀하게 추적한다. 역사를 개별 ‘문명’의 고립되고 단선적인 발전 과정이 아닌, 다양한 사람들의 ‘얽힘’으로 다시 이해할 것을 제안하며, 저자는 풍부한 고고학적 증거와 문헌 자료는 물론 최근의 aDNA(ancient DNA) 연구로 밝혀진 다양한 인종의 이동과 기후변화 등을 망라한다. 과거 영구적이고 분리된 생물학적 ‘인종들’이라는 옛 모델이 유전 과학에 힘입어 마침내 폐기된 것처럼, 인간 문화에서 비슷한 경우가 입증하고자 하는 야심 찬 시도다.
- 알라딘 역사 MD 박동명
이 책의 한 문장
역사를 만든 것은 종족들이 아니다. 역사를 만든 것은 사람들, 그리고 그들이 서로 함께 만든 연결들이다.